트럼프 공개 비판..“美, 과학연구 마비시킬 것”
연구비 삭감 관련 “회복까지 10년 걸릴 것” 우려
양자역학 현상을 관측한 공로로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존 클라크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교수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연구지원금 삭감을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클라크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 기관 소속 과학자 대량 해고와 연구비 삭감을 비판하며 “미국 과학 연구 대부분을 마비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라크 교수는 이어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재앙이 될 것”이라며 “이번 행정부가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는 10년은 걸릴 것이다. 과학자라면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연구소와 대학에 지원하는 연방 예산을 삭감했고, 이로 인해 국립보건원(NIH) 등 주요 국책 연구기관 소속 연구자들이 대량 해고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NIH는 미국의 대학, 병원, 연구단체에 매년 약 500억 달러(약 70조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국립과학재단(NSF)에 대한 연구지원금도 삭감됐다.
영국 출신인 클라크 교수는 1980년대 버클리대에서 연구실 공간과 대학원생 조교, 연구 장비 등 정부의 상당한 지원을 통해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클라크 교수는 지난 7일 거시 규모에서 나타나는 양자역학적 효과를 함께 연구한 미셸 드보레 예일대 교수, 존 마티니스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 샌타바버라) 교수와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으로 받았다.
그는 올해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동료를 언급하면서 “우리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전혀 몰랐다”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기초과학을 계속해야 한다”고 기초과학의 중요성과 정부 차원의 장기 지원을 강조했다.
한편 클라크 교수는 새벽 2시에 걸려 온 전화로 노벨상 수상 소식을 알게 됐다며 “처음에는 분명히 장난 전화라고 생각했다”면서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완전히 멍한 상태로 앉아 있었다”고 밝혔다.
이준기 기자(bongchu@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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