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대신 사용되는 저당·무당 인공 감미료 음료(LNSSB)도 설탕 음료(SSB)와 마찬가지로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MASLD)’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중국 쑤저우대학 제1 부속병원 류리허 연구원팀은 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소화기학회 학술대회(UEG Week 2025)에서 영국 바이오뱅크(UN Biobank) 참가자 12만3000여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음료 섭취와 MASLD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류 연구원은 “인공 감미료 음료는 하루 한 캔 정도만 섭취하더라도 MASLD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면서 “가장 안전한 접근은 설탕과 인공 감미료 음료를 모두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이야말로 간 지방 축적이나 대사 부담 없이 수분을 공급해주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다.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NAFLD)으로도 불리는 만성 간 질환인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은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상태로서, 시간이 지나면서 염증(간염)을 일으키고 통증·피로·식욕감퇴 등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MASLD는 세계 인구 30% 이상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며, 빠르게 증가하는 간 관련 사망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류 연구원은 “설탕 음료는 오랫동안 비판 받아왔지만 ‘다이어트’ 대체 음료는 더 건강한 선택으로 여겨져 왔다”며 “하지만 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간 질환이 없던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12만3788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설탕 및 인공 감미료 음료 섭취량과 MASLD 발병, 간 지방 축적, 간 관련 사망 위험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10.3년의 추적 기간에 MASLD 진단을 받은 사람은 모두 1178명이었고, 간 관련 암 사망자는 108명이었다.
분석 결과 인공 감미료 음료와 설탕 음료를 각각 하루 250g 이상 섭취하는 2개의 그룹을 관찰한 결과, MASLD 발병 위험이 섭취량이 그보다 적은 그룹에 비해 각각 60%와 47% 높았다.
또 설탕 음료는 간 관련 사망과는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으나 인공 감미료 음료는 간 관련 사망 위험과 관련이 있었고, 두 음료 모두 간 지방 증가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인공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군을 변화시키고, 포만감을 방해하며,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을 유도하고, 인슐린 분비를 자극해 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설탕과 인공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군집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간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지 인과적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장기적 무작위 유전자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 연구원은 “이 연구는 인공 감미료 음료가 덜 해로울 것이라는 일반적 인식을 뒤집는 것”이라며 “MASLD가 전 세계적으로 보건 문제로 부상하는 만큼 식단과 간 건강에서 인공 감미료의 역할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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