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출 광고. [연합뉴스]
카드대출 광고. [연합뉴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카드론이 3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카드론 규모가 축소되면서 평균 금리도 내려갔다. 가계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시행한 정부의 대출 규제가 서민금융 위축시켰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9개 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NH농협)의 카드론 잔액은 42조4483억원으로, 전월 말(42조4878억원) 대비 395억원 감소했다.

카드론 잔액은 3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카드론은 지난해 역대급 증가 폭을 기록하면서 올해 2월 역대 최고인 42조9888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다 5월 42조6571억원을 기록한 이후 6월(42조5148억원)과 7월에 이어 8월까지 줄어들었다.

정부의 ‘6·27 가계대출 규제’ 영향이다.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면서 카드론을 신용대출에 포함시켰다. 그동안 기타 대출이었던 카드론은 신용대출 한도와 상관없이 받을 수 있었으나 신용대출 한도 내에 포함되면서 카드론의 규모가 줄어들었다. 7월부터 시행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에선 모든 가계대출에 1.5%의 스트레스 금리를 일괄 적용하는 데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도 포함된다.

카드론은 일반 은행 신용대출과 달리 담보 및 보증이 없고 별다른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대출이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불황형 대출’로 불린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 역할을 했던 카드론이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줄어들면서 오히려 서민금융이 위축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드론 규모가 위축되면서 카드사들은 카드론 평균 금리를 낮췄다. 시장 금리 하락으로 조달 비용 부담이 완화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의 8월 말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10%로 전월(14.33%) 대비 0.23포인트(p) 하락했다. 2023년 9월 카드론 평균 금리가 14.07%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롯데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가 14.83%로 가장 높았다. BC카드 14.43%, 하나카드 14.41%, 우리카드 14.22%가 뒤를 이었다. 신한카드 14.04%, KB국민카드 13.83%, 삼성카드 13.56%, 현대카드 13.47%를 기록했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론을 빌린 카드사에 다시 대출받는 대환대출 잔액은 8월 1조5811억원으로 전월(1조5282억원)보다 529억원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론 규제는 없었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6·27 규제에는 카드론도 신용대출과 마찬가지로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면서 영향을 받게 됐다”면서 “카드론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결국 다중 채무자일 확률이 높다. 그런 상황에서 연 소득 이내로 한도가 제한되기 때문에 추가로 빌릴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정서 기자(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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