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신중한 태도 등 복합 요인이 맞물리면서 원화의 단기 흐름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2원 내린 1400.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1.2원 내린 1402.0원에 출발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영향으로 장중 한 때 1400원 아래로 떨어졌다.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며 환율 하락 압력이 가해졌지만, 외국인 주식 매도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상쇄하면서 큰 폭의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간밤에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9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3만2000명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4만5000명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이 크게 빗나간 것이다. 경기 하방 우려에 연준의 정책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 연방정부의 7년여 만의 셧다운도 약달러 요인으로 꼽힌다. 셧다운으로 당분간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나오지 않는 점이나 긴 추석 연휴를 앞둔 점 등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한 방향 베팅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달러 약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한 점은 그 신호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경우, 다시 강달러 흐름이 나타날 수 있어 환율 불안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과 민간 고용 부진에 달러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다만 공식 경제지표 일정 연기 등 재료 부족에 방향성은 불투명해 연휴를 앞두고 혼조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외환시장에서 환율 상승을 막아주는 방패가 생기기 때문에 당연히 좋겠지만, 미국이 체결해 줄 가능성이 높진 않다”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2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대미 투자 불확실성과 미국의 견조한 펀더멘털에 환율 상승 압력이 확대됐다”며 “국내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20원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jh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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