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제공]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제공]

신규 분양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규제 후 주춤했던 분양권 거래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분양권을 통해 새 집에 입주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부동산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일반 분양 물량(예정 포함)은 지난해(10만149가구)보다 40%가량 줄어든 6225가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5만6495가구에서 5만873가구로 10%가량 감소했고 인천도 1만8084가구에서 1만3835가구로 23% 줄었다.

분양에서 입주까지 2~3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7년과 2028년 입주물량도 그만큼 줄어들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의 내년 입주 물량은 2만8355가구로 올해보다 40%가량 줄며 2027년에는 8803가구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대출규제 후 하락세를 보인 분양·입주권 거래량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규제 전인 6월 서울의 분양권 거래량(거래 해제 제외)은 121건에서 7월 81건, 8월 64건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9월 거래량은 현재까지 60건으로 실거래가 신고기한이 한 달 가까이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8월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거래가도 직전 거래 대비 상승세다. 청약 당시 1순위 마감에 실패했던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 아이파크 자이’ 전용 59.91㎡의 분양권은 지난달 15일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올해 7월(12억2657만원)과 비교해 6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분양가(해당 면적 최고 분양가 9억3571만원)와 비교해선 3억5000만원이나 오른 값이다.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이스트폴’ 전용 84.86㎡ 분양권은 지난 4월 15억8300만원에 거래됐는데 규제 후인 지난 7월 같은 층 매물이 21억원에 거래됐다. 분양 당시 해당 면적의 최고 분양가는 13억2000만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무려 8억원이나 오른 셈이다.

경기도에서도 분양권 상승 거래가 눈에 띈다.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전용 59.96㎡은 올해 2월 10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8월 들어 11억원에 거래됐다. 청약 당시 해당 면적의 최고 분양가는 8억800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며 미달됐지만, 신축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뒤늦게 수요가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분양물량이 줄어들지만 매수 수요는 여전히 유지돼 향후 분양권 시장도 거래량이 늘 수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놨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신축과 기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뒤이어 분양권 가격도 오르게 돼 있다”며 “6·27 대책 이후 거래가 주춤하긴 했지만 전세를 끼거나 실거주로 최대 6억원 대출을 받는 수요자들이나 현금 동원력을 갖춘 이들이 분양권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안다솜 기자(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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