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야스쿠니…10여년만 ‘총리 참배’ 시 먹구름

‘다케시마의 날’에 각료 파견도 주장

동북아 정세 감안 행보 자제 분석도

다카이치 사나에 일 자민당 총재.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 자민당 총재. [연합뉴스]

강경 보수이자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4일 일본 자민당 총재가 되면서 차기 총리를 예약함에 따라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다카이치는 ‘여성 아베’로 불릴 정도로 자민당 내 아베 전 총리의 기조를 잇는 대표적인 우파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야스쿠니 신사를 자주 찾았고,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독도에 대해서도 일본 영유권을 주장해왔다.

힌일관계는 최근 협력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가 되면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오는 15일쯤 국회 총리 지명선거를 거쳐 다카이치 내각이 출범하면 무엇보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재는 선거 과정에서는 총리 취임 시 참배 여부에 대해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며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지난해 9월 총재 선거 때는 “국책(國策·국가 정책)에 따라 숨진 이들에게 계속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그가 각료 시절 정기적으로 참배하면서 각별한 애착을 보여 온 점에 비춰 실행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실화 된다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3년 참배한 이후 처음이 된다. 이 경우 한국과 중국 등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해 동북아 전체가 회오리에 휩싸일 것이 불 보듯 하다.

역사·영토 문제를 놓고도 우려가 크다. 기존 내각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그는 지난달 27일 토론회에서 시마네현의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에 장관이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정부 대표의 급이 올라가면 한일관계가 급격히 냉각되는 수순으로 접어든다. 과거사 문제를 놓고도 강경 태도를 보여와 한일 간 대립이 심화될 개연성이 크다.

그는 총재 선거에서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는데 현재 일본 국민들과 당원들은 우경화 돼 있다. 특히 강경 우파인 아소 전 총리가 이끄는 아소파 의원들이 “당원들의 뜻에 따라 투표하라”는 아소의 지침에 따라 결선 투표에서 다카이치를 지지했다는 분석이다. 다카이치 총재가 정치·역사 문제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대변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는 이유다. 여기에 헌법 개정 추진과 재정 지출 확대 같은 아베 전 총리의 정책을 어느 정도 계승할지 지켜볼 일이다.

걱정이 현실이 된다면 최근 기시다 내각과 윤석열 정부, 이시바 내각과 이재명 정부가 수차례 정상회담을 하면서 적지 않은 성과를 냈지만 그 이전으로 회귀할 수 있다.

일본 내에서는 다카이치 총재가 선거 과정에서 동북아시아 안보 정세 등을 감안해 “한국과 협력하며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 점을 들어 한일관계에 악영향을 줄 언행을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중러가 서로 밀접히 접근하는 가운데 미국 관세 대응 등을 놓고 한미일 협력은 일본 안보와 경제에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의원이나 각료 시절의 행보를 재현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준기 기자(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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