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인니에 이어 파라과이·페루로 시위 확산
경찰과 물리적 충돌, 부상자 속출…Z세대 중심
특히 정치 기득권에 대한 반감과 혐오 증폭 중
10여년 전 들불 같던 ‘아랍의 봄’ 재연 가능성
정치 기득권의 부패에 분노하는 Z세대의 시위가 전 지구적으로 확산 중이다.
2010년대 튀니지에서 불꽃이 튀어 전 아랍 세계로 전파됐던 반정부 시위인 ‘아랍의 봄’이 연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월 국회의원들의 특권에 반발해 폭력적 시위가 일어난 인도네시아와 정부의 인터넷 통제에 반발해 격렬한 폭동으로 이어진 네팔에 이어 이번에는 페루와 파라과이 등 남미로 반정부 시위가 번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파라과이 경찰 엑스(X)와 페루 내무부 보도자료 등에 따르면 전날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청년들은 공공 서비스 부실과 일자리 기회 부족 등에 대한 공분을 표출하며 거리 행진을 했다.
국민 다수의 뜻이라는 점을 주장하는 ‘우리가 99.9%다’라는 구호 아래 시위대는 정치권 부패를 비판하며 국가 예산 투명성과 치안 개선 등을 요구했다.
ABC콜로르를 비롯한 파라과이 언론은 “그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로 뜻을 공유하다가 자발적으로 이곳에 나왔다”는 시위자들 언급을 곁들이면서, 현장에서 정당을 상징하는 깃발이나 현수막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전했다.
일부 청년은 최근 다른 나라의 청년 주도 반정부 시위에서 ‘억압에 맞서는 상징’처럼 사용된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해적단 깃발을 들고나왔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경찰과 시위대 간 물리적 충돌도 빚어졌다. 파라과이 경찰은 최루가스를 동원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고, 일부 참가자들은 돌을 던지며 이에 맞선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과이 당국은 “경찰관 8명이 다쳤고, 공무집행을 방해한 3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 진압 과정에서 피해를 본 시위자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다.
페루에서도 연금가입 의무화와 고용 불안정에 항의하며 정부와 국회를 규탄하는 Z세대 시위가 지난 27일 수도 리마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청년들은 경찰관을 향해 화염병과 폭죽 등을 투척했고, 경찰은 최루가스와 고무탄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과 현장 기자를 포함한 최소 19명이 다쳤다고 현지 일간 엘코메르시오는 보도했다.
페루에서는 특히 그간 정파적 이해득실에 따른 이전투구나 특정 원주민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반발 등을 기화로 한 시위가 최근 주를 이뤘으나, 이번처럼 청년층을 중심으로 사회 불만을 집단적·공개적으로 드러낸 건 다소 드문 상황이라고 한다.
페루 사례 역시 파라과이에서와 마찬가지로 청년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패와 결핍을 방관하지 말자”는 취지의 의견을 교환하다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네팔,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필리핀, 마다가스카르 등 최근 목격된 Z세대 시위 확산 양상과 대동소이하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과거 ‘아랍의 봄’과 비견할 수 있을 정도의 사회 변화 흐름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0여년 전 아랍의 봄이나 20여년 전 ‘1% 대 99%’ 대결로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와도 또다른 양상으로, 당시보다 더 심화된 각국 정치집단들의 부패와 비리에 Z세대가 분노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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