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공사현장. [연합뉴스]
수도권 아파트 공사현장. [연합뉴스]

중대재해처벌법 강화와 적정임금제 도입, 분양가상한제 확대 가능성 등 ‘저마진·고리스크’ 구조에 발목 잡힌 건설사들이 정부 주도 공공분양 사업에 제대로 참여할 수 있을까.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위례신도시 민간 참여 공공주택 사업지인 ‘위례 자이 더 시티’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싸고 안 좋다던 공공 아파트 인식을 도급형 민간참여 시공을 통해 달라졌다는 평가 받고 싶다”고 밝혔지만 대형 건설사들이 활발히 사업에 뛰어들만한 유인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9·7 부동산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5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직접 시행과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으로 5만3000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수도권 전체 공공택지 37만2000호 가운데 약 14%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정부는 공공주택 공급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나 건설사들은 중대재해처벌법 강화와 적정임금제 도입, 분양가상한제 확대 가능성 등으로 현장 운영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건설사들은 중대재해처벌법 강화로 현장 안전 관리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수익성에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 더 큰 법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공공사업 참여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검토 중인 건설업계 적정임금제 제도화 방안은 공사비 현실화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될 경우 사업성이 나빠질 뿐 아니라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적정임금제는 건설근로자에게 발주처가 정한 일정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의무하는 제도다.

건설사들이 민간 참여 공공주택에서 일정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정부가 분양가를 어느 정도 높게 책정해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정부가 계획한대로 공공주택 공급이 이뤄질 지도 미지수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년간 인허가 기준 공공주택 공급 물량은 8만3000가구로, 같은 기간 전체 공동주택 인허가 물량 46만가구의 3% 수준에 그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일감이 줄어드는 상황이라 공공사업 참여를 검토할 수도 있겠지만, 웬만한 브랜드를 갖춘 시공사들이 사업에 참여할 정도로 조건을 갖춘 현장이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재해처벌과 관련한 관리 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다, 안전 시공을 담보할 시간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지금같은 입찰 조건으로는 민간 참여가 미진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 강화로 공공입찰 제한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공공공사 의존도가 높은 중소 건설사는 물론이고 대형 건설사들도 사업 참여에 미온적”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건설현장을 압박하는 법 제도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간 건설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중대재해처벌법 강화에 따른 영업정지 등 심각한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지 걱정한다”며 “건설 현장을 압박하는 여러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한 건설사들이 관심을 둘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길 기자(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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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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