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및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 반대 집회’에서 금감원 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및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 반대 집회’에서 금감원 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금융당국 개편안을 돌연 철회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실은 25일 오전 긴급 당·정·대 회의를 열고 정부조직 개편안의 하나로 추진한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안’을 백지화했다. 당초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고, 금융위원회를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금감위 설치법 등 연계된 법안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정부조직법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를 예고하고, 금감원 직원들의 반발도 거세자 일단 금융 감독 체계 개편과 관련한 내용은 거둬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현행 체제를 그대로 이어가게 됐다.

금융 감독과 정책 집행 체계를 손보겠다는 계획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도 포함됐던 사안이었던 만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밀어붙였다. 그런데 입장을 갑자기 바꿨다. 국민들이 의아해하는 대목이다. 금융당국 개편은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금융 시장의 안정, 투자자 보호, 기업 활동의 건전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제도적 변화다. 한국 금융의 미래 구조와 직결된다. 그럼에도 정부는 명확한 설명 없이 원점으로 돌아섰다. 행정 일관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처사이며, 정책에 대한 신뢰를 크게 갉아먹는 행위다. 그렇기에 국민들은 왜 갑자기 철회하게 됐는지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을 것이다.

정책은 장기적 비전과 일관성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하루아침에 추진하고, 또 하루아침에 접는 식이라면 시장은 혼란에 빠지고,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 만약 상황이 달라져 입장을 바꿔야 한다면 그 과정과 불가피성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마땅하다. 국민을 외면한 개혁은 결국 불신과 혼란만 남길 뿐이다. 정부는 금융당국 개편안을 왜 돌연 접을 수밖에 없었는지 국민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국민들이 수긍할 사유를 소상히 밝혀 정책은 물론, 국정 전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할 것이다. 이는 민주 정부가 견지해야할 최소한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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