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영구 분단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사족을 달았지만, 남북은 사실상 두 국가라고 했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 이미 두 국가, 국제법적으로 두 국가”라며 “적게는 50∼60% 국민이 북한을 국가라고 답한다. 국민 다수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내에선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와 관련, 두가지 상반된 흐름이 존재한다. 정 장관은 ‘두 국가론’을 외치지만,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두 국가론을 지지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한미 동맹에 대해서도 ‘자주 외교’에 방점을 두는 자주파와, 동맹의 가치를 우선하는 동맹파로 나뉘고 있다.
정 장관의 ‘두 국가론’은 두가지 큰 문제가 있다. 첫째는 정부 각료인데도 헌법을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헌법은 제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반도에는 북한도 포함한다. 만약 두 국가를 인정한다면 헌법을 부정하고, 통일을 부정하는 셈이 된다. 둘째는 김정은 북한 정권의 ‘두 국가론’과 맥을 같이 한다는 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23년말 남북 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했다. 지난 21일에도 “우리는 한국과 마주 앉을 일이 없으며 그 무엇도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결단코 통일은 불필요하다”며 ‘적대적 두 국가론’에 쐐기를 박았다. 정 장관이 ‘두 국가론’을 앞세워 북한을 달래려는 듯한 움직임에 ‘남북은 적’이라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와 180도 다른 대북 유화 정책을 펴고 있다.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고 ‘자유의 소리’, ‘인민의 소리’, ‘희망의 메아리’ 등 대북 라디오 방송을 모두 중단했다. 대북 전단지 살포도 법으로 금지하려 하고 있다. 또 무인기 침투 , 오물 풍선 살포 등 북한의 잇단 도발로 폐기된 9·19 남북 군사합의의 복원도 추진 중이다. 남북 관계는 상호 비례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정책은 북한이 여전히 대남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러시아와 손잡고 핵과 재래 무기를 고도화하고 있는 것에 비춰볼때 일방적 ‘짝사랑’일 뿐이다. 정 장관은 이날 “오늘 이 시간에도 북한의 우라늄 원심분리기가 4곳에서 돌고 있다”며 “(북한의) 90% 이상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2000㎏까지 추정한다”고 했다. 이런데도 안보엔 입다문 채 군사분계선 일대 실기동훈련을 중지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북한에 대한 통일부와 국방부·외교부·국정원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위험천만한 사고다. 헌법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이 아닌김정은 편을 드는 듯한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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