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 높은 일부 품목, 더 큰수익 남길 수 있어”
과거 반도체 100%·의약품 150~250% 언급도
車보다 높게 부과할 수도… 대미 수출 악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 수입 자동차(25%)보다 높은 관세율을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삼성과 SK 등 국내 기업들의 불안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트럼트 행정부는 또 50% 관세율이 부과된 철강 제품의 경우, 철강이 들어간 관세 부과 대상 제품군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조업 전반의 대미 수출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영국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나서면서 한 기자로부터 ‘자동차 관세를 타협해서 25%에서 15%로 낮추면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피해 본다는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난 아무것도 타협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 관세를 처음 부과한 것도 자신이었다고 강조하면서 “이제 그들은 15%를 내고 있으며 어떤 것들은 더 많은 관세를 낼 수 있다”며 “반도체는 더 낼 수 있고, 의약품도 더 낼 수 있다. 반도체와 의약품은 이익률(마진)이 더 높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거론한 적이 있고, 의약품에 대해서는 150~250%까지 언급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은 관세 때문에 우리나라에 9500억달러, 일본은 6500억달러를 내고 있다”며 “내가 오기 전까지 우리한테 아무것도 내지 않던 기업과 국가들”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더해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자동차부품 관세의 부과 대상을 확대하기 위한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전날 연방 관보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철강이나 알루미늄을 사용해서 만든 파생 제품 중 관세 부과 대상에 추가할 품목에 대한 의견 수렴을 오는 29일까지 진행한다.
상무부는 특정 품목을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해달라는 요청을 접수하면 60일 내로 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12일 철강·알루미늄 제품 253종에 관세를 25% 부과했고, 6월엔 관세율을 50%로 인상했다. 8월엔 관세 대상을 확대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추가된 관세 대상 품목에 대한 미국의 대(對) 한국 수입이 118억9000만달러(약 16조5000억원)에 이른다.
상무부는 이날 관보에 자동차 부품을 25% 관세 부과 대상에 추가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절차도 안내했다. 차 부품은 다음달 1일부터 2주간 의견을 수렴한다.
상무부는 지난 5월에 접수한 의견을 바탕으로 지난 6월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가전제품에 사용된 철강에도 5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만약 25% 관세가 적용되는 자동차 부품의 종류가 늘어날 경우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의 자동차 부품업계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이미 미국의 관세 부과에 자동차의 대미 수출 경쟁력은 크게 위축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달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8.6% 증가한 55억달러를 기록, 8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대미 수출은 15.2% 감소한 20억9700만달러에 그쳤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부터 모든 수입차에 25% 품목관세를 부과한 이후 대미 수출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경우 관세 적용 품목이 더 확대될 경우 추가적인 압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는 전날 ‘미국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관세 확대…제조업 전반 출렁’ 보고서에서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에 대한 관세 확대는 미국 물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가구, 가전 등 소비재는 물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소재와 장비까지 포함되면서 제조 원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뉴욕의 한 물류기업과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국내 고압케이블 제조업체들이 이번 조치로 증가한 비용을 두고 고객사와 가격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식품과 화장품 업계 역시 알루미늄 포장재 의존도가 높아 가격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그라미 코트라 뉴욕무역관은 “국내 기업은 미국의 관세 정책 방향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단순한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는 수출 모델에서 벗어나 기술과 서비스가 결합된 융합형 모델로 전환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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