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세 번의 소환 불응 만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세 번의 소환 불응 만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세 차례 불출석 후 자진해 조사받으러 나온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해 “법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금일 (한 총재) 조사는 피의자가 3회에 걸친 특검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공범에 대한 법원의 구속 여부 결정을 지켜본 뒤 임의로 자신이 원하는 출석 일자를 택해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출석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이 사건을 법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총재는 1943년생으로 올해 나이가 82세 고령이고, 심장 시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는 등 줄곧 건강 문제를 호소해왔다.

한 총재는 정치자금법,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지난 8일, 11일, 15일 출석을 요구했으나 한 총재 측은 심장 시술 등을 이유로 모두 응하지 않은 뒤 이날 오전 9시 46분쯤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특검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가 자신의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이념을 2019년 10월께부터 강조해왔다고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구속기소)의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 같은 한 총재의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통일교 측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해 각종 현안을 청탁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구체적으로 한 총재는 윤씨와 공모해 2022년 1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4∼7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윤씨 공소장에는 윤씨의 청탁과 금품 전달 행위 뒤에 한 총재의 승인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총재와 통일교 측은 청탁과 금품 제공 행위가 윤씨 개인의 일탈일 뿐 교단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공범’으로 지목된 한 총재 조사를 위해 50여쪽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 측은 한 총재 건강과 관련해 “2015년 11월 심방세동, 심부전 등 질환이 발견돼 약물 치료를 받아왔다. 이후 올해 1월 미국 선교 일정을 소화하던 중 심장 부위 이상 증상이 악화돼 현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며 지난달 진료를 통해 이달 초 심장 부위 절제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 총재가 받은 절제술은 뇌졸중, 뇌경색 등 합병증 발병 가능성이 있고 현재 산소포화도 저하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의료진은 여러 질환과 연관된 증상, 기능 저하 현상 등이 발생하고 있어 충분한 회복과 질환 관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한 총재는 법적 절차를 피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확고하다”며 “한 총재는 법과 절차를 존중하는 분으로 이번 사안에서도 책임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다시 한번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노희근 기자(hkr122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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