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직전 통일교 핵심인사 만나 윤석열 후보 지원명목 1억원 수수한 혐의
김건희특검 “정치권력·종교단체 결탁 국정농단·선거개입, 사법질서 교란 발단”
법원 “증거인멸 염려” 구속…權 자금 용처, 통일교 집단입당 의혹 등 규명 남아
‘통일교 결탁·당내 경선개입 의혹’ 관련 불법자금 1억원 수수 혐의를 받은 원조 친윤(親윤석열)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출범한 이래 처음으로 현직 국회의원이 구속된 사례로 꼽힌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남세진 부장판사는 16일 권 의원에 대해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친 뒤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김건희씨 부부와 국민의힘 집권 기간 통일교와 유착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7일 권 의원을 13시간 동안 소환조사한 이튿날(2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회는 정기국회 회기 중인 이달 11일 국회 본회의에 권 의원 체포동의안을 상정했고, 재석의원 177명·찬성 173명으로 통과시켰다. 16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구인 피의자 거실에서 대기하던 권 의원은 수용동으로 옮겨져 정식 수감됐다.
특검은 권 의원이 제20대 대선 직전인 2022년 1월5일쯤 통일교 2인자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을 만나 윤석열 대선후보 지원 등 명목으로 1억원을 수수한 것으로 의심한다. 당시 윤씨가 권 의원에게 ‘(통일교 주최) 한반도 평화서밋에 윤 후보가 참석하도록 해달라’, ‘당선되면 통일교 정책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하고 정부 예산 및 조직·인사 등을 통해 통일교를 도와달라’고 청탁한 것으로 봤다.
특검은 또 권 의원이 2022년 2월 통일교 천정궁을 방문해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만나 ‘앞으로 통일교는 윤 후보를 돕겠다’는 취지의 얘기를 들었고, 이후 한 총재가 통일교 내부에 공식적으로 윤 후보 지지 뜻을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서엔 윤석열 정부가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ODA) 2배 증액’을 목표로 세우는 등 통일교와 관계된 정책을 추진했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씨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로부터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2023년 3월)에서 권 의원 당선을 돕기 위해 통일교 교인을 당원으로 가입시켜달라’는 김건희씨 요청을 전달받고, 한학자 총재에게 선거 지원을 승인 받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한다. 권 의원이 통일교 관련 경찰 수사정보를 입수해 윤씨에게 제공한 정황도 포착됐다. 권 의원은 통일교 측과 만났으되 ‘부당거래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해왔다.
특검팀은 권 의원의 불법자금 수수 혐의에 대해 영장심사에서 “정치권력과 종교단체가 결탁해 국정을 농단하고 선거에 개입해 사법질서를 교란한 사건의 발단”이라고 규정했다. 또 권 의원이 통일교를 향한 특검 수사가 개시되자 휴대전화를 바꾸고 차명폰으로 수사 관련자들과 연락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이 있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물증 없이 공여자의 일방적 진술만 근거”했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검은 향후 권 의원을 상대로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1억원의 최종 용처와 추가로 받은 금품이 없는지, 통일교가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불법 정치자금을 지원하고 당원을 집단 가입시킨 의혹 등을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건강상 이유’로 특검 출석 요구를 3차례 거절, 체포영장 청구 기로에 섰던 한 총재 측은 17일 출석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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