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나경원 의원 간사 선임의 건 표결에 대해 무기명 투표를 선언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나경원 의원 간사 선임의 건 표결에 대해 무기명 투표를 선언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는 난장판이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야당 간사 선임을 둘러싸고 의원들 간 코미디 같은 고성과 비방이 오가면서 국민들이 창피할 정도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나 의원의 ‘야당 간사’ 선임 여부를 안건으로 올려 표결에 부치더니 부결시켰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나 의원의 ‘자격’을 문제 삼았다. 나 의원이 ‘내란 사태’에 반성하지 않고,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충돌 사건으로 징역 2년을 구형받은 만큼 야당 간사에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그러자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변호하던 박균택 의원이 버젓이 법사위에 들어와 있고, 박지원 의원님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으로 재판받고 있다”고 반발했다. 나 의원도 “민주당에서 제가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구형받았다고 그만두라고 하는데, 같은 논리라면 대법원에서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받은 이재명 대통령도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박지원 의원은 “(나경원 의원의) 남편이 법원장인데 아내가 법사위 간사해서 되느냐. 남편까지 욕먹이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박 의원) 사모님은 뭐 하시냐. 그런 말씀은 하시면 안 된다”면서 거세게 항의했다. 박 의원이 “(내 아내는) 돌아가셨다”고 하자 민주당 측에선 “곽규택 인간 좀 돼라”면서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상임위 간사 선임은 통상 각 당의 추천을 존중해 별다른 이의 없이 호선으로 처리해왔다. 이를 다수당 소속 위원장이 안건으로 올려 표결로 무산시킨 것은 헌정사(史)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상임위원장을 여야 합의로 선임하던 오랜 관행을 깨고 법사위 등 주요 위원장 자리를 독식했던 민주당이 이제 상임위 야당 간사 선임마저 여당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에는 각 교섭단체별로 간사 1명씩을 둬야 한다. 야당 간사 없이 법사위가 운영되는 건 법 위반이다. 국민의힘은 야당 간사 선임까지 방해한다는 이유로 추미애 위원장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여당으로선 나 의원이 싫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야당 몫 간사마저 못하게 막는 것은 횡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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