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이 오는 18일 사업관리분과위원회 회의를 열어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을 확정 짓기로 했으나 또다시 무산됐다. 잇따른 불발에 업계에선 연내 확정은 물 건너 갔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사청은 16일 출입기자단 문자공지를 통해 “KDDX 사업 추진 간 상생협력 방안에 대한 추가검토를 위해 18일 제130회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방사청은 이날 분과위를 열고 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을 수의계약으로 한다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국회와 분과위 소속 민간위원들에게 사전 보고를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일부 민간위원들이 수의계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내부 이견 다툼이 치열해지자 안건이 또 다시 표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3월 17일에도 분과위 회의에서 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을 확정 짓기로 했으나 추가 검토를 통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겠다며 미룬 바 있다.

분과위 내부에서는 수의계약에 긍정적인 입장과 회의적인 입장이 공존하고 있다. 수의계약이 통과될 경우 KDDX 기본설계 업체인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도 가져가게 된다.

반면 수의계약이 무산되고 경쟁입찰에 돌입하면 KDDX를 건조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경쟁을 통해 입찰사를 가리게 된다. 공동 설계에 대한 의견도 나왔으나 전문가들은 효율성 저하 등의 문제로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업계에선 KDDX 사업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갈등으로 15년 가까이 흐르고 있기에 방사청의 조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해군 적기 전력화를 위해선 연내 사업자가 결정이 났어야 하지만 이번 분과위에서도 무산되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10월엔 국정감사가 있다. 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이 이달을 넘기게 되면 결국 연내 착수는 불가능해졌다”며 “무기 체계를 빨리 만들고 적기에 군에 인도해 작전 임무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 방사청의 최대 목적인데, 조선사의 입장에만 너무 휘둘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KDDX 사업은 총 사업비 7조8000억원 규모로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을 국내 기술로 설계·건조하겠다는 목표로 추진중으로 2023년 12월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다음 단계인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절차가 남았다.

선체부터 전투 체계, 레이더 등 함정에 들어가는 모든 기술이 국내 기술로만 이뤄진다. 함정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로 나눠 진행되는데, KDDX의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각각 수행했다.

방사청은 지난해 7월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법적 공방까지 벌이는 등 업체간 경쟁이 과열되자 최종 선택을 미뤄왔다.

한국형 차기구축함 조감도(KDDX). HD현대중공업 제공
한국형 차기구축함 조감도(KDDX). HD현대중공업 제공
임주희 기자(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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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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