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이 러시아 시장에서 '나홀로 질주'를 시작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 삼성·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는 와중에 현지에서 꾸준한 마케팅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경기침체 속에서 수출 호조 소식이 전해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하필이면 그 대상이 러시아라는 점이 부담이다. 회사측은 현지에서 일상적인 판매·마케팅만 수행하는 수준에서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이달 말 러시아 브랸스크시서 현지 냉난방공조(HVAC)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회사 경쟁력, 주요 제품 등을 소개한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B2B(기업간 거래) 거래선을 대상으로 주요 보일러 제품과 함께 자사의 콘덴싱 기술력과 콘덴싱 보일러를 병렬 연결해 효율을 높이는 '캐스케이드 시스템', 통합배관시스템 '히티허브' 등을 알린다.
이와 별도로 최근에는 러시아 법인 주도로 현지 나비엔 법인 주요 엔지니어들을 한국으로 초대했다. 주요 기술 공정과 연구·개발(R&D)센터, 쇼룸을 둘러보며 본사의 경쟁력을 알렸다.
지난 4월엔 러시아 파트너사들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2022년 러·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이미 현지에서 발을 뺀 상태다. HVAC 사업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해외 확장에 나서고 있는 삼성·LG전자도 러시아에서만큼은 사실상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경동나비엔도 일상적인 교육·세미나와 제품 판매 등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만 활동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보일러의 경우 수출 금지 품목이 아니어서 수출을 통한 현지 판매가 문제 되지는 않는다.
경동나비엔은 주요 신제품을 현지에 판매하면서 제품 마케팅에도 나서고 있다.
그 결과 경동나비엔 러시아 법인의 실적은 반등했다. 해당 법인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92억5000만원에서 2023년 15억원으로 급감했고, 작년엔 44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러다 올 상반기에는 누적 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290억원으로 상반기 기준으로 2022년 전 수준(약 300억원)까지 회복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발을 뺀 것이 이 같은 반사이익에 한몫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동나비엔은 2014년 러시아 시장 진출 이후 현재까지 100만여대의 제품을 현지에 공급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지역은 전쟁 사태 이후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못하는 시장"이라며 "보일러의 경우 러시아 수출 금지 품목이 아닌 만큼 주요 업체들은 기본적인 제품판매와 함께 사후지원 정도의 운영만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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