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키운 인뱅…대출 의존 여전한 지방은행

생성형 AI가 생성한 이미지. [챗GPT]
생성형 AI가 생성한 이미지. [챗GPT]

인터넷전문은행은 플랫폼 기반 비이자이익과 낮은 고정비를 앞세워 외연을 넓히는 사이 지방은행은 연체율 상승과 수수료 수익 축소에 막혀 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와 높은 조달비용, 위축된 비이자이익이 겹치며 실적 방어에 제약이 따르고 있어서다. 여기에 은행 이자수익의 핵심인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는 양측의 격차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 5곳(BNK부산·BNK경남·전북·광주·iM뱅크)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순익은 9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줄었다. 은행별로는 부산은행과 전북은행이 각각 0.1%, 3.4% 증가했으나 경남은행(-22.4%)과 광주은행(-7.9%), iM뱅크(-5.4%)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은 총 2조7439억원으로 전년(2조8045억원) 대비 2.16% 감소했다. iM뱅크(-5.41%), 광주은행(-6.28%), 경남은행(-1.03%)이 줄었다. 비이자이익은 부산은행(72.93%), iM뱅크(31.07%), 광주은행(10.68%)이 증가했지만, 경남은행(-44.24%)은 급감했고 전북은행은 적자로 전환했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지방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1.05%로 시중은행 평균(0.3%)을 크게 웃돌았다. 고정이하여신(NPL) 총액은 1조9440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4523억원)보다 33.9% 늘었다. NPL 커버리지비율(부실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도 부산은행은 160.33%→117%, 경남은행은 222.44%→108.85%, iM뱅크는 214.30%→183%로 낮아졌다.

NPL 커버리지비율이 떨어졌다는 건 '부실 1원당 쌓아 둔 완충 쿠션이 얇아졌다'는 뜻이다. 예컨대 부산은행은 NPL 100원에 대해 160원을 적립하던 것이 117원 수준으로 줄었다는 의미로, 부실이 더 늘거나 회수가 지연될 경우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 순익에 부담이 커진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는 같은 기간 합산 순익이 38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카카오뱅크는 2637억원으로 BNK부산은행(2517억원)을 앞섰고, 케이뱅크는 2분기만 682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토스뱅크도 상반기 405억원 수준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비이자이익 합계는 1454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하반기에는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을 상반기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도록 주문했고, 이달부터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와 대출 만기·한도 제한까지 강화되면서 이자이익 확대가 사실상 막혔기 때문이다. 지방은행은 예대마진 의존도가 높아 대출 성장이 제한되면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가계대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익 구조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대출 규모를 늘리는 대신 금리 조정과 심사 강화로 총량을 관리하면서, 플랫폼과 제휴 기반 서비스를 확대해 비이자이익 비중을 끌어올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대출 비교 서비스 제휴사를 70여곳까지 늘리며 플랫폼 외연을 확장했고, 오픈뱅킹·펌뱅킹을 강화해 수수료 기반 수익을 늘렸다. 케이뱅크는 '용돈 받기', '돈나무 키우기' 같은 생활형 서비스를 앞세워 광고와 기업 제휴를 확대했다. 토스뱅크는 PLCC(상업자 표시 전용 카드) 협업, '함께대출', '목돈 굴리기' 서비스로 수익원을 다변화했다. 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플랫폼 전반에서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자산운용 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보유 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운용 수익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환경에서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완충 장치를 마련했다.

플랫폼 경쟁력과 비용 구조의 차이도 뚜렷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 없이 모바일 채널만으로 영업해 고정비 부담이 적다. 영업점 임대료와 인건비 등 비용이 줄어 같은 조건에서도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제휴 확대로 고객 접점을 넓히며 수수료 기반 수익을 안정적으로 쌓아가고 있다"며 "지방은행은 여전히 대출 의존도가 높고 지역 경기와 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라 체질 개선 속도가 늦어질 경우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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