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도매법인 과도 수수료 제한해 농가에 돌려

온라인 도매 올해 6%서 2030년 50%로 대폭 확대

전문가들, 산지서 식탁으로 ‘빠르고 싸게’ 효과 글쎄

"내용은 솔깃한 데 새롭지는 않은 것 같다", "거대 '공룡'으로 군림해온 도매법인을 잡지 못하면 효과가 제한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5일 발표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에 대한 농촌 현장과 소비자,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정부는 이날 농산물을 논밭에서 식탁으로 값싸고 빠르게 이어주는 것을 골자로 한 농산물 유통 개선 대책을 내놓았다. 4대 전략 및 12대 중점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을 주는 농산물 유통비용을 오는 2030년까지 10% 낮추기로 한 게 핵심이다.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 규모를 2030년까지 전체의 절반까지 확대하고, 배추·사과 등 주요 품목의 도소매 가격 변동성을 50% 완화할 계획이다. 특히 도매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도매법인의 수수료를 낮추기로 했다.

현재 농산물 소비자 가격에서 생산자가 받는 가격을 뺀 '유통비용' 비율은 2023년 기준 49.2%로 10년 전에 견줘 4.2%포인트 높아졌다. 배추나 무 같은 일부 농산물의 유통 비용률은 60∼70%에 이른다.

정부는 주요 유통경로인 도매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공공성을 높일 방침이다.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을 개정해 도매법인의 지정 취소를 의무화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도매법인이 경매를 진행하고 생산자로부터 받는 7%에 이르는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도매법인의 위탁 수수료율을 인하할 방침이다. 법인 영업이익률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다음 해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한다.

또 농안법을 개정해 출하자를 지원하는 등 도매법인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공익기금을 조성할 근거를 마련하고, 가격 급락 시 출하자가 도움을 받을 출하 가격 보전제(가칭)를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농산물 유통의 핵심 경로로 온라인 거래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생산자와 수요처를 직접 연결하는 온라인 도매시장은 현재 전체 도매거래의 6%를 취급하는데 이 비율을 2030년까지 5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소비자가 가격 정보에 접근하도록 모바일 앱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로컬푸드와 직거래 등 유통단계를 축소한 대안 소비 경로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후위기 상황에서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과 유통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과수·시설채소 스마트 생산단지를 2030년까지 120곳 조성하기로 한 대책도 포함됐다.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더 저렴하게 사도록 하겠다는 취지지만 평가 결과가 부진한 도매법인의 지정 취소를 의무화하거나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를 확대하겠다는 등의 내용은 지난해 내놓은 대책의 판박이라는 게 한계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농산물의)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과감히 개혁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부랴부랴 후속조치를 마련했다. 이러다 보니 재탕식의 방안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도매시장에 얽힌 이해관계와 운영 주체 설계가 성패를 가른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구조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대항이 가능할 지 미지수인 만큼 실효적 방안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유창권 대전대 물류통상학과 교수는 "지역 거점별로 '바게닝 파워'를 쥔 오프라인 시장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온라인 플랫폼의 주체와 역할을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변화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온오프라인을 결합해 기존 법인 위에 얹을지, 별도 법인을 세울지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송신용 기자 ssysong@dt.co.kr

한 시장에서 배추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한 시장에서 배추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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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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