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찰리 커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학 캠퍼스에서 발생한 젊은 보수 청년의 피격 사망 사건으로 미국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고(故) 찰리 커크(31·사진).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 인물이기도 합니다.

특히 ‘소셜미디어(SNS) 정치’에 익숙한 Z세대의 충격이 큽니다. 보수적이고 때론 과격한 그의 정치적 발언에 동의하지 않았던 진보 성향의 젊은이들조차도 또래의 비극에 깊은 슬픔에 빠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최근 전했습니다.

우파 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커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낮 유타주 유타 밸리 대학에서 이 단체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청중과 문답을 주고받던 중 총격을 받아 숨졌죠. 유타주 당국과 연방수사국(FBI)은 암살 용의자로 22세 남성 타일러 로빈슨(유타주 거주)을 체포했습니다. 그는 행사장에서 약 180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고성능 총기를 활용해 단 한 발로 커크를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커크는 18세의 나이에 대학 캠퍼스 내 만연한 워크(woke·깨어 있음)와 정치적 올바름(PC) 분위기를 깨기 위한 취지로 학생 단체 ‘터닝 포인트 USA’(TPUSA)를 공동 설립했습니다. 현재 대학에 800개, 고등학교에 1000개 이상 지부를 두고 있죠. 그는 자신의 SNS와 동명의 팟캐스트 채널을 통해 트랜스젠더 정체성, 기후변화, 신앙, 가족 가치 등과 같은 이슈에 대해 전국의 학생들과 토론하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그가 숨진 유타 밸리 대학에서의 행사는 여러 대학을 순회하는 투어의 출발점으로, 참석자들은 이곳에서 커크와 직접 토론합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을 지칭하는 ‘마가’ 진영에서 수많은 젊은 추종자를 둔 ‘청년 아이콘’ 같은 존재였습니다.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하며 보수 진영의 젊은층을 결집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죠.

특히 그가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과 직접 만나 토론하는 영상은 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자극적으로 편집된 그의 토론 영상은 틱톡과 쇼츠(짧은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그의 충격적인 피격 영상도 마찬가지로 SNS를 통해 삽시간에 확산했습니다. 늘 SNS에서 보던 커크의 사망은 그의 지지자들은 물론, 정치적 반대편에 섰던 젊은이들에게도 비통한 소식이었습니다.

미국 내 총기 규제에 반대하고 성소수자나 흑인, 유대인을 향해서는 공격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던 그였지만, 암살이라는 극단적 형태의 폭력 앞에서 청년들은 한목소리로 반대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로이터와 여론조사 기업 입소스가 시행한 지난해 10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8∼29세 응답자 중 대다수는 ‘내가 속한 정당의 누군가가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폭력을 저지르는 것을 용납할 수 있는가’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단 6%만이 동의한다고 응답했죠.

트럼트 대통령은 “나는 그(용의자)가 사형 선고를 받기를 바란다”며 “커크의 장례식에도 참석하겠다.그는 젊은이들을 돕고 싶어 했고, 이런 일을 당할 사람이 아니었다.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좌익의 급진주의자들이 문제다. 그들은 사납고 끔찍하며 정치적으로 능숙하다”고 비판했습니다.커크의 시신은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으며, 이곳에서 장례식이 거행될 예정입니다.세계 지도자들과 정치인들도 잇따라 애도를 표했으며, 특히 민족주의 우파 지도자들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우리는 신앙과 자유의 진정한 수호자를 잃었다”며 커크의 죽음을 “증오를 퍼뜨리는 좌파” 탓으로 돌렸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커크에 대해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유대·기독 문명을 수호했으며, 세대에 한 번 나올 인물”이라고 칭송하며 커크의 친이스라엘 성향을 강조했습니다.

커크는 피살 며칠 전인 지난 5∼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보수 성향 청년 단체 ‘빌드업 코리아’ 주최로 열린 ‘빌드업 코리아 2025’ 행사에 참여, ‘트럼프의 승리가 던지는 메시지’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커크는 사망 이틀 전인 지난 8일 공개된 팟캐스트에서 한국 거리를 걸으면서 느낀 청결함과 질서를 칭찬했죠. 그는 한국에 대해 “길거리에서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없고 낙서도 전혀 허용되지 않는다”며 “신뢰 수준이 높은 사회이고, 신뢰 구조를 무너뜨리는 대규모 이민자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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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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