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 해병)법 수정과 관련한 야당과의 합의를 하루만에 깨고, 원안대로 특검법 개정 수정안을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개정안은 3대 특검의 수사 기간과 범위, 수사 인력을 모두 늘린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3대 특검의 파견검사는 현행 총 120명에서 170명 이내로, 파견공무원은 220명에서 340명 이내로 늘게 된다. 순직 해병 특검 특별수사관도 40명에서 50명 증가한다. 수사 기간은 기존 특검법보다 30일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전날 여야 원내 지도부는 민주당이 추진한 3대 특검법 개정안에 대해 수사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고, 인력 증원도 최소화하기로 합의했다. 대신 야당은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금융감독위원회 설치에 협조키로 했다. 이런 합의를 여당 스스로 잉크도 마르기 전에 손바닥 뒤집듯 번복한 셈이다. 민주당내 급진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이 원인이었다. 그 와중에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총무 간 갈등도 불거졌다. 정청래 대표는 “어제 협상안은 제가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도 달랐다”며 “특검법 개정안은 핵심 중 핵심이 기간 연장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연장 안 하는 쪽으로 협상한 건 특검법의 원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병기 원내대표는 원내 지도부가 당내 소통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국민의힘과 3대 특검법 협상을 진행했다는 취지의 정 대표 발언과 관련, 정 대표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여당의 ‘더 센 특검법’ 일방적 통과로 정국은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 ‘특검 정국’이 상당기간 연장되면서 여야 간 협치 또한 더 어려워졌다. 지난 8일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서 합의한 민생경제협의체 가동도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정부조직 개편도 삐걱거릴 것이다. 게다가 특검에 검사들이 대거 투입되면서 일선 검사 부족으로 지금도 구멍이 숭숭 뚫린 민생 관련 수사는 더 지체돼 애꿎은 국민들의 피해만 커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강성 당원과 극단 유투버, 그리고 강경파 의원들에 ‘포획’돼 있다. 여야 간 합의된 사안에 대해서 조차 야당이 아닌 여당이 스스로 파기한 것은 찾아보기 힘든 일로, 거대 여당이 보여줘야 할 본연의 모습이 아니다. 국민들은 이게 과연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이 맞는지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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