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블랙스톤 등과 협약
국내시장 한계 넘어 글로벌 확장
해외 선진 상품도입, 협업 효과↑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금융사와 손잡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대체투자와 자산관리부터 인공지능(AI) 리서치까지 해외 협업 범위를 넓히며 정체된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서는 전략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글로벌 증권사·자산운용사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략적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종합금융사 칸토와 협약을 체결하고 기존 미국주식 브로커리지 외에 자금조달, 디지털금융, 리서치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칸토는 투자은행(IB)과 자본시장, 리서치, 자산관리 등 전방위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이번 제휴를 통해 양사의 글로벌 사업 저변과 고객 서비스 역량이 강화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운용사 제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캐피탈그룹과 손잡고 국내 금융상품 공급을 강화했으며, 스위스 운용사 유니온 방카르 프리베와는 자산관리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사모대출 전문 운용사 뮤지니치앤코와도 글로벌 채권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의 잇따른 해외 제휴는 단순 브로커리지에 머물지 않고 대체투자, 자산관리, 리서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새로운 수익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객에게는 다양한 투자 기회를, 증권사에는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모대출 분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사모대출은 기업이 은행 대신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금융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 강화에 따라 해외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대체투자 리서치기업 프레킨은 2023년 1조5000억달러(약 2094조원)였던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이 2029년 2조64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증권사들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8월 120억원 규모의 사모대출 펀드를 선보였고, 삼성증권은 지난 6월부터 블랙스톤의 사모대출펀드를 1년간 독점 판매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선 사모대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국내는 이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다뤄지지 않은 영역을 해외 운용사와의 협업을 통해 발굴하고, 글로벌 상품 소싱 역량도 함께 강화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국내 시장의 성장성에는 한계가 있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해외 자본시장에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정보 경쟁력 강화도 또 다른 축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이 늘어나고, 국내 증시 역시 글로벌 증시에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해외 정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해외 증권사·리서치 전문업체와 제휴해 AI 기반 투자분석이나 글로벌 종목 리포트를 국내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미국 리서치업체 스트라티가스·베어드와 협력해 기관투자자 대상 심층 보고서를 공유하고 있으며, NH투자증권은 미국 AI 스타트업 프로젝트 플루토와 손잡고 AI 투자 에이전트 ‘터미널 엑스’를 출시했다. 또 세계 최대 투자정보 플랫폼 시킹알파와 3년간 독점 제휴를 맺어 프리미엄 뉴스와 글로벌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골드만삭스와의 협력을 통해 펀드 소싱과 글로벌 리서치 교류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대형 증권사는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과 성과에서 국내 증권사보다 한발 앞서 있고, 단순 브로커리지 외에도 리서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이런 정보를 제공받아 국내 투자자에게 전달하거나 해외 선진 금융상품을 도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협업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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