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계획을 확정하기 위한 공청회를 앞두고 철강업계에 위기감이 돌고 있다. 기업부담이 크게 증가하면서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철강업계에선 "이러다 다 죽는다"는 푸념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환경부는 12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공제조합에서 내년부터 2030년까지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4차 계획기간의 배출권 할당 계획을 확정하기 위한 공청회를 연다.

배출권 할당 대상 업체는 기준 연도(2022∼2024년) 연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이 12만5000톤 이상인 업체와 연평균 배출량이 2만5000톤 이상인 사업장을 보유한 업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업체 등 774곳이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배출권 거래제 대상 업체들이 배출할 수 있는 전체 온실가스양을 말하는 '배출허용총량'과 이번 계획기간부터 배출허용총량에 포함되며 업체에 사전 할당되지 않는 '시장 안정화용 예비분'의 비율이 공개될 전망이다.

현재 3차 계획기간의 배출허용총량은 연평균 6억970만톤인데, 정부는 지난 계획기간 배출허용총량을 너무 많이 잡아 배출권이 남아돌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 결과 지난달 기준 국내에서 거래되는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은 1톤당 6달러가 돼 유럽연합(81달러)이나 미국 캘리포니아주(26달러)는 물론 중국(10달러)보다도 훨씬 낮다.

이같은 문제인식에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감축률 수치를 최대 67%까지 상향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최근 주요 기업 설명회를 통해 발전부문 유상할당 비율을 현행 10%에서 매년 10%포인트(p)씩 늘려 2029년 50%까지 확대하고, 석유화학·철강 등 비발전 부문은 내년부터 15%로 상향 후 2029년까지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에서는 정부가 탄소배출 규제를 지나치게 상향할 경우 원가 부담이 가중돼 글로벌 경쟁력이 급격히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고로를 사용하는 포스코 등은 탄소사용량이 많아 부담이 크고, 전기로를 사용하는 업체들도 발전사들이 탄소배출권을 전기요금에 반영할 가능성이 큰 만큼 원가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의 경우 2021년 이후 누적 영업적자가 총 30조9000억원에 이르고, 누적 부채가 200조원을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면 다 죽자는 이야기나 다름 없다는 말이 나온다"며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수소환원제철이나 탄소포집기술은 아직 현장에서는 기술적으로 먼 이야기"라고 말했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철강 제품을 실은 차들이 지난 4일 경북 포항시 철강 산업단지 도로를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철강 제품을 실은 차들이 지난 4일 경북 포항시 철강 산업단지 도로를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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