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1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12·3 비상계엄 및 대통령 탄핵의 여파 속에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이 대통령은 지난 100일동안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거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처럼 독주하지 않을까 하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고 실용주의를 내걸고 여와 야, 기업과 노동을 아우르는 행보를 보여왔다. 국정 조기 정상화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국제적 신뢰 확보는 공으로 꼽힌다. 전통적인 한미일 협력 체제도 이어나갔다. 성과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비교적 ‘선방’했다. 국무회의 생중계나 타운홀 미팅, 기자회견 등 국민과의 소통을 늘린 것도 잘한 일로 평가된다.
하지만 비판할 점도 없지 않았다. 첫째는 내각 구성에서 미적격 인사의 발탁이다. 민노총 출신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전교조 출신 인사를 교육부 장관 후보로 지명했다. 자신의 재판을 도와준 법조인 10여명을 금융감독원장, 대통령실 비서관, 국정원 기조실장 등 주요 요직에 임명했다. 국민 눈에는 검사들을 대거 중용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하등 다를 바 없게 비쳐졌다. 나라경제를 망칠 것이라는 경제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노란봉투법이나 상법 개정 등 반기업법안도 밀어부쳤다. 또 검찰청을 폐지하는 정부조직 개편과 방송3법 입법은 범죄자의 천국을 만들고 언론자유를 저해할 것이란 걱정을 낳았다. 여기에 여당이 특별재판소 설치, 대법관 증원 등 사법 개혁과 언론 개혁, 더 센 특검법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야당과의 협치 기대는 사라졌다.
이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인가는 당 및 지지층과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달려 있다. 주요 현안에서 당 및 지지자들의 의견이 대통령 자신의 국정 철학과 부딪힐때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 대통령이 최근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사법 개혁의 구체적 내용 및 속도와 관련해 이견을 보인 것은 그 한 사례다.
노무현 전 대통령때도 그랬다. 노 대통령은 노동계 등 지지층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제주 해군기지 건설, 이라크 파병 등을 밀어붙였다. 국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FTA 체결은 수출 증대로 이어져 경제가 성장하는 발판이 됐으며, 제주 해군기지는 우리 군의 활동 반경을 넓혀 안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대통령 앞에는 진짜 시험대가 가로놓여 있다. 노란봉투법이나 검찰청 폐지는 시행시기를 늦춰놨다. 남은 기간동안 부작용을 최소화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가 촉발한 한미 관계와 안보 리스크, 야당과의 실질적 협치를 이끌어내는 것도 과제다. 이 대통령이 성공하려면 국익과 국민을 위해서라면 지지자들도 설득한‘진짜 실용주의자’였던 노무현의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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