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동향 9월호

소비 중심으로 경기 부진 다소 완화…건설투자 부진 이어져

미국 관세 등 불확실성 여전…수출도 둔화세

경기도 평택항 철강 제품. [연합뉴스 제공]
경기도 평택항 철강 제품. [연합뉴스 제공]

최근 우리 경제가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에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다만, 건설업과 제조업 부진이 여전한데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본격화되면서 수출 둔화가 우려된다. 특히, 한미 관세 협상 타결 후에도 반도체, 자동차 등 품목 관세에 대한 인하 시기가 확정되지 않아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경제동향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지난달에도 소비 부양책 등으로 소비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에는 경기 부진 ‘완화’를 언급하며 다소 긍정적인 평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KDI는 정부의 민생소비쿠폰 등 지원 정책으로 소비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표로 보면 7월 소매판매액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로 승용차(12.9%)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승용차를 뺀 소매판매액도 1.3%로 반등하면서 증가폭도 2.4%로 확대됐다.

숙박·음식점업(1.6%),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5.5%) 등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 생산도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또,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111.4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 여건 개선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소비 여건이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7월 들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가전제품 환급사업 등 정부의 소비지원 정책으로 소비 부진이 완화됐다”며 “정부의 소비지원 정책이 지속됨에 따라 소비 개선 흐름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KDI는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설비투자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고 봤다.

7월 건설기성은 -14.2%로 전월(-12.1%)에 이어 큰 폭으로 감소했다.

7월 설비투자도 -5.4%로 전월(1.4%)과 비교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운송장비가 크게 감소한 가운데, 반도체 관련 투자의 증가 폭도 축소됐다.

수출도 반도체 호조세에도 미국발 관세 등 악화된 통상 여건으로 둔화되는 모습이다.

8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전월(5.8%)보다 낮은 1.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평균 기준으로는 전월과 동일한 5.8%의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일평균 기준으로 반도체(32.8%)의 호조세가 이어지고, 자동차(13.6%)도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한 품목(-3.0%)은 부진했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이 -8.1%로 크게 감소했다.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는 자동차 및 부품(-6.1%), 철강(-32.1%) 등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컸다.

정 실장은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이 타결된 이후에도 반도체, 의약품 관세 부과 예고와 미국 연방 항소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 등으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모습”이라며 “수출 하방 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고, 향후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원승일 기자(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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