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택지 직접 시행을 통한 주택공급은 정부 기대만큼 주택공급에 기여할 수 있을까?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포함된 LH 주도의 공공분양 계획이 시작 전부터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LH 시행에 민간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해야 하는 구조인데, 건설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안전 관리와 침체된 건설 분양 경기에서 허덕이는 시공사들이 수익성이 낮고 분양성을 담보할 수 없는 LH 발주공사를 적극적으로 맡을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조치로 LH가 매각하는 택지를 분양받아 주택사업을 해왔던 중견 건설사들은 당장 수익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주로 LH가 매각하는 택지를 매입해 건설사업을 해왔는데, 시장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된 셈"이라며 "안 그래도 업계가 힘든 가운데 앞으로 매출도 타격을 크게 입을 판이라 회사가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건설업계에선 건설 비용이 부쩍 늘어난 상황에서 수익률이 낮은 LH 발주공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기업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한 민간 건설연구기관 관계자는"건설사들은 온통 현장 안전관리에 몰두하고 부동산 PF 부실화로 힘겨워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LH 시행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민간 연구기관의 관계자도 "LH가 가진 땅이 대부분 주거 수요가 많지 않은 곳들인 데다, 발주 공사가 단순도급이거나 민간참여 형태라 분양성을 담보하기도, 고품질의 주택 상품을 내놓기도 어려운 점이 많다"며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할 경우 정책적 구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아파트 브랜드는 주택 품질, 마케팅, 사후관리까지 포함하는 것인데, 수익이 적은 공공사업에 브랜드를 걸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것이란 우려도 브랜드 건설사들 사이에서 나온다.

건설업계는 LH의 재정 부담을 고려해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략적인 공급 대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LH가 직접 시행하면 사업 속도도 앞당기고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 효과는 분명 있을 것"이라며 "다만 LH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활용 가능한 부지가 한정적인 만큼,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 전략적으로 공급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상길 기자 sweatsk@dt.co.kr

LH 진주 사옥.[연합뉴스]
LH 진주 사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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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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