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2분기에만 42건 발생

사기 등 외부 범죄 절반 이상

금융당국 “점검 수위 높일 것”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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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도 시중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불과 3개월 만에 발생 건수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며 내부통제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은 제도 개선과 시스템 업그레이드로 대응하고 있지만, 사기 등 외부 범죄가 여전히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내부통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책무구조도 점검을 통해 내부통제 미비점을 보완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공시한 경영공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금융사고 발생 건수는 모두 42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23건)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9건, 우리은행이 7건, 농협은행이 3건이었다. 특히 하나은행은 1분기보다 사고가 크게 늘어나며 증가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역시 나란히 9건으로 집계돼 사고 발생 빈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사고 유형을 보면 외부 범죄의 비중이 뚜렷했다. 전체 42건 가운데 26건이 사기 사건으로 분류됐다. 2분기 발생 건수의 절반을 훌쩍 넘는 규모다. 이 외에도 횡령·배임·실명제위반·사금융알선 등이 각각 1~2건씩 발생했다.

은행권은 최근 금융사고 증가의 원인으로 내부통제 강화에 따른 ‘적발 효과’를 꼽고 있다. 내부통제를 강화한 결과 과거에는 드러나지 않던 사건까지 포착되는 사례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의심 거래 탐지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직원 행동을 추적·기록하는 장치를 늘린 덕분에 이전에는 ‘레이더망’을 벗어났던 사고가 적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실제 사고 자체가 늘었다기보다는 그간 보고되지 않던 사례들이 제도 개선으로 드러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내부통제 수준을 높이면서 단기적으로 수치가 불가피하게 늘어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기 단위로 사고가 급증한 것은 소비자 신뢰를 흔드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책무구조도를 도입한 금융지주·은행을 대상으로 내부통제 실태 점검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부터 총 44개사를 대상으로 현장·서면 점검을 병행해 운영 실태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확인된 미비점은 개선·보완을 권고할 방침이다. 책무구조도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제도로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경영진이 직접 책임을 지도록 한 장치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을 통해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이 원장은 지난 28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중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은행은 국민이 재산을 맡기는 금고”라며 “비용 절감을 이유로 허술한 자물쇠를 사용하면 신뢰를 저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내부통제 체계는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투자”라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융사고의 완전한 차단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외부 사기 사건이나 보이스피싱 등을 은행 내부통제의 실패로만 규정해 은행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면 오히려 범죄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뢰가 훼손될 수밖에 없지만 금융사고는 완전히 없앨 수 없는 구조”라며 “은행도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사고를 줄여가는 과정에 있다. 만약 (사람을) 기계로 다 대체하면 사고가 줄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사람이 관여하는 한 사고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기나 보이스피싱 같은 외부 범죄까지 은행 책임으로만 돌리면 오히려 범죄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통신사나 경찰의 몫까지 금융사에 전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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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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