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컴퍼니)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이민 당국에 체포 구금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은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이 곳에서 불법 체류자 475명을 체포했고, 그 중 다수가 한국인이었다고 밝혔다. 조지아주 극우 성향 공화당원이 신고했다고 한다. 체포된 한국인들은 케이블 타이나 쇠사슬로 손발이 결박된 채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한 교정시설로 이송되어 구금됐다. 건설 현장에서 이곳까지는 약 170km, 차로 2시간 거리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총력 대응을 지시했고, 조 장관은 최대한 빨리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사태는 불법 체류 단속을 넘어선 충격 그 자체다. 현지 공사는 전면 중단됐다. 동맹 관계인 한미 간에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 경악스럽다. 양국 경제협력 신뢰를 뒤흔들 중대 사안으로 비화할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그 이면에는 미국 내 구조적인 인력 수급 불균형이라는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은 제조업 노동력이 부족하다. 특히 건설 분야에서 숙련 인력을 현지에서 충원하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자 발급은 상당히 제한적이고 까다로워 편법 고용이 관행화됐다. 이런 문제점이 결국 대규모 구금과 공사 중단 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업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따라서 한미 양국 정부가 제도적 보완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미국 정부가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에 한정해 ‘특별 취업 허가’나 ‘특별 비자 프로그램’을 도입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이런 제도를 통해 한국 인력이 합법적으로 일정 기간 체류하며 공장 건설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 한국 정부도 해외진출 기업이 법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제도 협의와 행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실질적 해법이 없다면 동맹 관계는 공허해질 것이다. 이번 사태의 파장을 줄이고 한미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길은 정부 간 긴밀한 공조와 제도적 해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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