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광화문 웨스트 사옥. [KT 제공]
KT 광화문 웨스트 사옥. [KT 제공]

경기 광명과 서울 금천 지역에서 자신도 모르게 휴대폰 소액결제가 이뤄져 가입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통신사는 물론 이를 수사 중인 경찰도 아직까지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건 지난달 27일부터다. 광명시 소하동 등에 거주하는 주민 20여명의 휴대전화에서 소액결제로 수십만원이 빠져나가는 사건이 일어났다. 대부분 새벽시간대 카카오톡이 갑자기 로그아웃되고, 모바일 상품권 사이트에서 회원 가입이 완료됐다는 문자가 온 후, 본인도 모르는 사이 소액결제를 통해 모바일 상품권 구매, 교통카드 충전 등으로 수십만원이 결제되는 패턴이었다. 결제인증 문자도 없었다. 이들은 모두 KT 가입자들로, 피해 규모는 62차례에 걸쳐 총 1769만원에 달했다. 피해는 소하동뿐만 아니라 인근 하안동까지 확산됐다. 또 비슷한 시기 광명시와 맞닿아 있는 서울 금천구에서도 유사한 피해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피해자 가운데는 KT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요금제 가입자도 있었다. 가입자가 출처가 불분명한 스미싱 링크(URL)를 누르거나 악성 앱을 설치한 것도 아니었다. 또 피해자들의 가입 대리점이 각각 달라 휴대폰 개통 과정에서 ‘해킹’이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려웠다. 해킹 경로나 수법에 대해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광명경찰서와 금천경찰서로부터 관련 사건을 모두 넘겨받아 병합 수사 중이지만 범죄 수법과 범인 특정에 이려움을 겪고 있다.

KT는 6일 상품권 판매업종 결제 한도를 100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일시적으로 축소하고, 추가적인 결제 피해가 없도록 비정상적인 결제 시도에 대한 탐지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땜질 대책일 뿐이다. 아무 것도 안했는데도 피해를 입는 것은 가입자 입장에선 황당할 뿐이다. 가뜩이나 SK텔레콤 대규모 유심 해킹 사고가 국민들에 큰 충격을 준 직후다. KT와 LG유플러스도 중국이나 북한이 배후로 추정되는 조직이 해킹했다는 해외 보고서도 나왔다. 여기에 롯데카드, SGI서울보증, 대부업체 웰릭스에프앤아이대부 등 금융사도 해킹을 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KT는 귀책사유가 없는 가입자들의 억울한 피해를 보상하는 한편으로 정부, 경찰과 협력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 그게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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