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발끈한 중국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다툼 사이에 끼인 한국 기업들에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일 미국 연방 관보 게재를 앞두고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명단에서 삼성반도체유한공사, SK하이닉스반도체유한공사와 SK하이닉스가 인수한 인텔반도체유한공사 등 세 곳을 제외한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VEU는 미국 정부가 신뢰하는 기업에 한해 별도의 허가 절차나 기간 제한 없이 미국산 장비를 반출할 수 있는 제도로, 삼성과 SK하이닉스가 VEU 지위를 잃게 되면 내년 1월부터 미국산 장비를 들여올 때마다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 상무부는 현상 유지를 위한 장비 반출은 허용하되, 중국 공장의 생산 역량 확대와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한 반출은 허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 공장,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D램 공장과 다롄 낸드 공장이 내년 1월부터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들여올 경우 미국 정부로부터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은 관련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의 이번 조치는 이기심에서 출발해 수출 통제를 도구화한 것으로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공급망 안정에 중요한 부정적 영향을 만들었다"며 "중국은 필요한 조치를 취해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은 두 기업의 한국내 공장에 비해 1∼2세대 늦은 공정의 제품을 생산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개별 허가에 걸릴 시간을 감안할 때 장비 공급이 적시에 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모습이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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