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업들이 제조 현장에 로봇 기술을 도입하거나,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등 생산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청 노조로 확산된 교섭 범위에 더해,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제조 효율성 강화 등으로 대응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최근 제조 현장에 로봇 기술 적용을 추진하면서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5월 제조로보틱스 분야에서 경력직 채용에 나섰으며,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박사급 채용 공고도 냈다. 완성차 제조 현장에 로봇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위한 인재 확보 취지다. 지난 4월엔 그룹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모빌리티 제조 혁신을 위해 수만대 규모의 구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여기에는 4족로봇 ‘스팟’뿐 아니라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로보틱스도 최근 무인운반차량(AGV)·자율이동로봇(AMR) 등의 분야에서 경력직을 채용했다. AGV·AMR은 통상 제조 공장 내 부품 이동 등의 역할을 맡으며 컨베이어벨트 역할을 대신한다.

제조 현장에 로봇 기술을 적용하면 그만큼 생산 효율성이 올라가면서 근무 환경의 안전성, 품질검사 등도 보다 완벽을 기할 수 있다. 한 예로 테스트베드 격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혁신센터(HMGICS)에서는 조립된 차량의 품질 검사를 ‘스팟’이 맡는데, 스팟은 각 작업자를 따라다니면서 38개의 검사를 하고, 인공지능(AI) 기술로 현장에서 즉시 피드백이 제공한다.

이러한 기업들의 로봇 기술 도입은 노란봉투법 도입으로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조의 쟁의행위 범위가 넓어지면서 노사 관계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인건비 부담마저 커질 수 있는 만큼 인력 관리의 효율성을 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품질 경영’ 취지에서도 미래 혁신 기술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명분도 있다.

현대차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경우 ‘광주형 일자리’ 모델 취지에 맞게 일부 공정은 자동화 대신 노동력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노조가 작년 금속노조에 가입한 이후 부분파업 등 사측을 압박하면서 ‘일자리 창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란봉투법은 부품업체들의 근로자가 원청인 완성차를 대상으로 쟁의행위 범위 확대를 허용한다”며 “완성차는 이를 계기로 휴머노이드 등 생산 자동화의 명분이 선명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해외 사업 확장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분위기다. 주요 기업들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규모 해외투자 등 현지 사업 확장 전략을 발표했는데, ‘한미 경제협력’과 맞물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는 평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작년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그룹은 이날 ‘마스가’ 프로젝트 일환으로 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약 7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종전보다 50억달러 늘어난 260억달러(약 36조원)를 앞으로 4년간 투자하기로 하면서 제철, 자동차, 로봇 등을 대상으로 삼았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가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불법파견·교섭 거부’ 집단고소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금속노조 제공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가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불법파견·교섭 거부’ 집단고소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금속노조 제공
장우진 기자(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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