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이 새로운 전환점에 섰다. 한화가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약 7조원)를 추가 투자하면서 ‘마스가’(MASGA, 미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것이다. 한화는 이번 추가 투자를 통해 필리조선소의 선박 건조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현재의 연간 1~1.5척 수준인 선박 건조를 20척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마스가’는 단순한 선박 수출이 아니라, 해외 조선소를 거점으로 삼아 현지 생산과 고용, 기술 협력을 묶어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전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 선박을 사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도 마스가 모델이 갖는 잠재력과 한국 조선업에 대한 기대를 드러낸다.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합병 역시 같은 맥락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합병의 핵심 목적은 방산 분야 확장에 있다는 평가다. 마스가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전 세계적으로 해군력 강화 움직임도 지속되고 있어서 관련 수요가 커질 것이라 내다본 것이다. 이는 단순히 기업 차원의 전략을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조선업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기간산업이고, 수출의 버팀목이다. 그러나 글로벌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한국이 이 판에서 주도권을 놓친다면 과거의 영광은 빠르게 퇴색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제2, 제3의 마스가’를 구상해야 할 시점이다. 한화의 선제적 투자, 현대중공업 그룹의 구조 개편 등을 기폭제로 삼아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민과 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 정부는 금융·세제 지원과 인력 양성,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든든한 토대를 마련하고, 기업은 과감한 투자와 혁신으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이익을 보느냐’의 좁은 시각이 아니라, 한국 조선업 전체의 경쟁력을 세계 무대에서 다시 세우는 큰 그림이다. 이 큰 그림을 실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민관이 원팀으로 뭉쳐야 한다. 그래야 한국 조선업의 새로운 항로를 활짝 열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한국 조선업이 다시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설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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