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윤철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대폭 증액 편성한다. 지출을 늘려 재정의 ‘성장 마중물’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건전 재정을 우선순위에 둔 윤석열 정부의 긴축재정에서 확장재정으로 유턴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뜻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가재정 운용에 대해 “옆집에서라도 빌려 씨를 뿌려 가을에 한 가마니를 수확할 수 있다면 당연히 씨를 빌려다 뿌려야 되는 것 아니냐”며 확장재정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와 지출 구조조정 외에 국채 발행을 시사한 바 있다.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의 막바지 편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9월초 국회에 제출해야 해 8월 마지막주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가 편성하는 첫 본예산이다. ‘나라곳간’ 사정이 팍팍하지만, 우리 경제가 단기적으로는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성장동력이 꺼지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진단 하에 성장과 직결된 분야에 집중적으로 재원을 투입한다는 기류다. 첫해 7.1%를 시작으로 매년 8~9%대 총지출 증가율을 유지했던 문재인 정부의 궤적을 따라갈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문 정부에선 첫해 본예산의 지출 증가율 7.1%를 시작으로, 2019년(9.5%)·2020년(9.1%)·2021년(8.9%)·2022년(8.9%) 모두 8~9%대 증가 폭을 이어갔다. 최소 7%, 최고 9%대 중반에 달하는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 경로를 따라간다면,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도 지출 증가율이 8~9%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내년도 정부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673조3000억원)보다 60조원가량 늘어난 730조원대 안팎에 이르게 된다. 정부가 지난주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 제시한 내년도 경상성장률 전망치(3.9%)만큼의 증가율이 적용되는 것이다.

문제는 0%대의 저성장으로 인해 총지출 증가율만큼 세수가 늘지 않아 국가부채가 문재인 정부때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권 5년동안 나라빚은 무려 400조원이 늘었다. 전국민 민생지원금 지급 등을 위해 올해 두차례 4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연말까지 1년동안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부채 또한 200조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627조원에 그쳤던 국가채무는 2022년 1067조원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으며, 올 연말에는 처음으로 1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빚이 급속도로 불어나는 데 정부는 지출을 더 늘리겠다고 한다. 일각에선 이런 확장 재정이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겨냥해 돈을 풀 수 있는 저수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란 의구심도 나온다. 나라빚을 국내총생산(GDP)의 일정 비율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준칙의 법제화가 시급한 이유다.

또한 정부 지출이 경제 성장에 얼마만큼 효과적일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4월 “추경의 재정승수는 0.4~0.5”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총지출을 1 늘려도 국민경제적 총산출은 0.4~0.5 밖에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가 빚을 늘리는 것은 미래 세대에 상환을 떠넘기는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노후 연금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는 기성 세대의 ‘착취’에 다름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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