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헌정사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이어 부인 김건희 여사도 지난 12일 밤 구속 수감된 것이다. 김 여사는 주가를 조작하고 뇌물을 챙기면서 국정과 당무 전반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여사는 14일 오전 특검 사무실로 불려나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구속된 후 첫 소환 조사다. 그동안 수많은 정치적 격랑과 권력형 비리 사건이 있었지만, 이렇게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수감되어 조사를 받는 전례는 없었다. 이번 동시 구속은 단순한 사법 처리를 넘어 권력의 견제와 감시, 그리고 윤리 규범 부재가 낳은 결과임을 우리 사회에 뼈아프게 각인시키고 있다. 동시에 ‘사필귀정’(事必歸正)의 교훈을 확인시켜 준다.
부끄럽고 또 부끄러운 이번 동시 구속에 대해 국민의힘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당의 상징이자 집권의 얼굴이었다.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성공과 실패, 그리고 배우자의 행적은 당과도 직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 여사의 경우 디올백 수수 의혹 등 정치적 부담이 될 사안들이 꼬리를 물었지만, 윤 전 대통령과 집권 세력은 방어에만 급급했었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방패막이’ 역할을 자처하며 많은 의혹들을 사실 규명보다는 ‘정치 보복’ 프레임으로 덮으려 했다. 결국 이 모든 선택이 오늘의 참담한 결과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권력을 국민을 위해 쓰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면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이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일 것이다.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이라는 ‘역사적 오명’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당을 새롭게 만드는 중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당연히 최소한의 도의적 사과와 성찰이 있어야 한다. 정치적 계산이나 유불리를 떠나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그동안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 냉정하게 반성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이번에도 ‘정치 보복’이라는 낡은 프레임에 매달리고, 변명과 회피로 일관한다면 민심은 더 깊이 등을 돌릴 것이다. 정말로 민심을 되찾고자 한다면 국민의힘은 정치적·도덕적 책임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국민 앞에 다시 설 명분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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