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 서울시 서울의료원장

간염이란 문자 그대로 간에 생기는 염증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염증이라고 하면 균 혹은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일어나는 염증을 떠올리지만, 관절염처럼 감염과는 무관하게 생기는 염증도 있다.

간염 역시 바이러스가 원인인 A형, B형, C형 간염도 있지만, 흔히 복용하는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 같은 약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건강보조식품이나 한약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간염이 의심되면 의사와 상의하여 원인에 맞는 적절한 약을 복용해야 한다.

특히 간염 진단을 받으면 술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술의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는 용량에 비례해서 간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많이 마실수록 해롭다. 특히,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모두 방치하면 간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방간 진단이 내려지면 술과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등의 생활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간혹 갑자기 간 수치가 200~300까지 증가했지만 초음파나 CT 검사에서 특이 소견이 없고 바이러스 검사도 정상일 때가 있다. 이 때 환자와 대화를 해보면 평소에 먹지 않던 특이한 음식을 먹은 경우가 많다. 즉 간에 해로운 독소를 섭취한 것인데, 이 때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1~2개월 후면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는 면역 체계가 간을 이물질로 오인하여 공격하는 자가면역성 간염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문제가 되는 간염은 대개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다양하여 A, B, C, D, E, G형으로 분류되지만 D, E, G형은 매우 드물다.

A형은 주로 대변에서 배출된 바이러스가 수개월 동안 생존하면서 물이나 음식을 오염시켜 전염되는 후진국형 질환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2020년과 2021년에 큰 유행이 있었다. 2019년에는 1만7598명, 2020년에는 3989명, 2021년에는 6583명, 2022년에는 1890명의 환자가 보고되었습니다. 그 원인으로 밝혀진 것은 오염된 조개젓인데, 이 조개젓을 섭취한 그룹에서 무려 8배 정도 발병률이 높았다.

일단 A형 간염에 걸리면 4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다음 감기 몸살처럼 열이 나거나 식욕 감퇴, 무력감, 설사, 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고령의 환자에서는 황달이 나타나기도 한다.

과거 위생 상태가 나빴던 1960~1970년대 자란 세대는 자신도 모르게 앓고 지나가 이미 면역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위생 상태가 크게 개선된 1980년대 후반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항체가 없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A형 간염은 고령층보다 오히려 젊은 세대가 더 치명적일 수 있다.

다행히도 A형은 예방주사가 있으며 모든 세대에서 필요하지만 특히 젊은 세대에서 더 중요하다. 일단 감염되면 대부분 2개월 이내에 합병증 없이 회복되지만 5% 이내에서는 6개월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1% 정도의 환자는 급성 간부전으로 발전하며 이 중 절반은 사망에 이른다.

반면 C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 전염되며, 잠복기는 2주에서 6개월까지 다양하다. 오염된 주삿바늘, 손톱깎이, 면도기, 칫솔 등에 의해 생긴 미세한 상처에 극미량의 오염된 혈액만 묻어도 전염된다. 정액과 질액에도 바이러스가 있어 성행위로도 옮을 수 있다. 그러나 부부간 전염률은 5% 정도로 높지는 않다. 전 세계 인구의 0.5~2% 정도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는 1% 정도 된다.

증상은 경미할 때는 감기와 비슷해서 본인도 모르게 지나가지만, 심하면 구토, 식욕 부진, 복부 불쾌감,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면서 황달이 오기도 한다.

일단 C형 간염에 걸리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50% 정도에서 만성 간염으로 진행된다. 만일 방치하면 수년에서 수십년에 걸쳐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12주까지 주기적으로 정밀 검사를 하여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면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게 되는데, 다행히 약으로 98~100% 치료가 가능하다. 아쉽게도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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