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의 특별사면을 끝내 강행했다. 최강욱 전 의원,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 등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윤건영 의원,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 여권 인사들도 대거 사면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무회의를 열어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 명단을 확정했다. 특사 대상자는 83만6687명이다. 사면 유형은 일반형사범 1920명, 정치인 및 주요 공직자 27명, 경제인 16명, 노조원·노점상·농민 184명 등이다.이번 사면 대상 정치인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지지한 그룹이다. 정치권에서 “이 대통령이 첫 특사에서 ‘대선 청구서’에 응답한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에 대해 “국민통합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조국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이 확정돼 의원직을 곧바로 잃고 수감됐다.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다음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 사면·복권으로 남은 16개월의 형 집행이 면제되고, 정치활동도 재개할 수 있게 된다. 윤미향 전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조의금 명목으로 1억2967만원을 개인 계좌로 모금해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혐의, 또 여성가족부에서 나온 국고보조금을 가로챈 혐의에 대해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형을 확정했다. 이들 두 사람은 특히 대법원에서까지 유죄가 확정됐는데도 자신들은 검찰권 남용의 희생자라면서 전혀 반성이나 개전의 정이 없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하지만 이번 사면은 공정과 상식을 바라는 국민들의 ‘법 감정’을 무시한 결정이다. 적지 않은 국민들은 정치적 보복이 아닌 형사 범죄를 저질러 실형을 받은 사람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곧바로 사면하고 복권하는 데 대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무수한 사법 리스크를 헤치고 정치적으로 살아남아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데 성공한 것은 국민들의 지지 덕분이다. 하지만 입시 비리에 위안부 기금을 횡령한 정치인에까지 면죄부를 주는 건 스스로 그 지지율을 갉아먹는 것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4∼8일 전국 18세 이상 2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56.5%로 6.8%포인트 급락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의 사면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리얼미터 측의 분석이다.
야당에선 이번 특사에 대해 “광복절에 국민에 비수를 꽂는 행위”라며 “이재명 정부는 정의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유권무죄, 내편무죄”라는 말도 나왔다. 정의당에서조차 “조국 사면은 ‘공정’을 무너뜨렸다. 사회 통합을 저해할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 국민은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 출범한지 세달이 채 안된 이재명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면 국정동력은 현격히 약화될 것이 뻔하다. 국민위에 군림하는 오만한 정부라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새 정부 앞길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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