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권성동 등 강력조치” 공세
강선우, 당 국제위원장에 유임
與대표 ‘협치’ 통상 기조와 정반대
당내 ‘군기잡기’ 반발기류도 변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내달리고 있다. ‘갑질 논란’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직에서 물러난 강선우 의원 엄호와 잇단 호남 방문, 거침없는 야당 공세로 결속을 다지고 있다. 다만 지역 의원들을 겨냥한 정 대표의 ‘기강 세우기’ 발언이 나오면서 당내에는 미묘한 기류도 감지된다.
정 대표는 10일 페이스북 올린 글에서 “나는 이춘석 의원을 강력 조치했다”며 “국민의힘도 전한길뿐만 아니라 권성동·추경호 전 원내대표 등 의혹 당사자들을 강력 조치하라”고 말했다. 이어 “남의 집 간섭하기 전에 자기 집안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통합진보당 사례를 언급하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통진당은 내란 예비 음모 혐의, 내란 선동 혐의로 정당이 해산됐고 국회의원 5명이 의원직을 박탈당했다”며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 내란 선동만으로 정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당원의 죄는 통진당보다 10배, 100배 더 중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의 발언은 취임 전후로 내세워 온 선명성 노선을 재확인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그는 전당대회 직후 “12·3 비상계엄 내란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없으면 악수하지 않겠다”고 했다.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현역의원 최초로 낙마한 강 의원을 당 국제위원장에 유임하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강 의원을 부정적으로 보는 비율이 60%에 달했지만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부응하는 결정을 한 것이다.
정 대표의 강경 일변도는 그간 여당 대표들이 보여 온 기조와는 결이 다르다. 집권 여당은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하는 만큼 야당을 설득과 협상의 상대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 대표는 신임 인사 예방에서도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패싱했고 정당 해산까지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여전히 ‘탄핵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도 정 대표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고 비상계엄 내란에 대한 단죄는 여야의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이 이런 지극히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주장에 발맞추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대표의 노선이 협치를 기치로 출범하고 민심을 살펴야 하는 이재명 정부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당장은 내홍에 휩싸인 국민의힘이 역공에 나서기 어렵지만 정국의 바람이 바뀌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갑작스런 질책성 발언도 정 대표의 리더십을 흔들 수 있는 변수다. 정 대표는 지난 8일 전남도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주·전남 소속 의원들은 다 어디 갔느냐”며 “안 온 의원들은 왜 안 왔는지 사무총장이 사유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했다. 당시 최고위에는 민주당 소속 광주·전남 지역 의원 18명 중 8명만 참석했다.
이른바 대주주 기준 논란과 주식 차명거래 의혹으로 탈당한 이춘석 의원 사태 등으로 자칫 어수선해질 수 있는 당 분위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해외 출장 등 기존에 잡힌 일정을 의원들이 조율하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현장 최고위에 불참한 호남 의원들은 잇따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해외 출장 또는 휴가 중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원내 지지 기반이 약한 정 대표가 기강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당대회 당시 광주·전남 의원 다수가 박찬대 의원을 지지했다는 측면에서다.
물론 정 대표도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 원팀을 계속해서 외치고 있는 만큼 지나친 투쟁을 고수하기보다는 상황을 보고 수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자칫 균형을 잃는다면 중도층과 당내 기반 모두에서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정 대표는 지난 2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 투표 결과 각각 66.48%, 60.46%의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대의원 투표에서는 46.91%의 득표율로 박 의원(53.09%)에게 다소 밀렸다.
윤선영 기자(sunnyday7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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