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전한길 씨가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튜버 전한길 씨가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또 내홍에 빠졌다. 이번 내홍의 중심에는 극단 성향 유튜버 전한길 씨가 있다. 현재 그를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으로 갈라져 당 역량을 소모하고 있다. 국힘 지도부가 지난 8일 전당대회 대구·경북 첫 합동 연설회에서 소란을 일으킨 전 씨에 대해 징계를 예고하자 당원게시판에선 찬반 대립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당 대표 후보들도 정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충돌하고 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전 씨를 옹호하고,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출당 및 제명을 촉구하고 있다. 국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회의를 열어 전 씨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국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전한길 블랙홀’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는 모습이다. 민생·정책·비전 논의는 자취를 감추고 오직 한 유튜버를 둘러싼 논쟁만이 공론장을 잠식하고 있다. 계엄·탄핵 논란이라는 과거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기는커녕, 오히려 그 논란이 다시 불거져 당을 과거로 끌어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국힘 상황은 일시적 해프닝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민주당 역시 유튜버 김어준 씨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국힘은 지금 당의 존립 기반이 위협받는 수준이다. 지지율은 형편 없이 떨어졌고, 민심 이반은 가속화되고 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중도층의 이탈은 이미 뚜렷하다.

정치가 유튜브와 SNS를 활용하는 건 시대 흐름상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것이 특정 인물의 팬덤에 휘둘리는 수준으로 번지면 정치는 본질을 잃고 ‘쇼’로 전락한다. 공론의 장이 아니라 특정 집단의 놀이터로 변질되어 ‘누가 더 자극적인가’를 겨루는 인기 경연장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힘은 ‘전한길 블랙홀’에서 속히 빠져나와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당 내부에 그치지 않는다. 지지층 이탈과 신뢰 추락은 물론, 당이 포퓰리즘과 선동의 무대로 추락한다. 결국 이는 한 정당의 몰락이 아니라, 숙의와 합의를 전제로 한 민주주의 전체의 후퇴로 이어진다. 극단 유튜버의 그늘에서 벗어날 용기가 민주주의를 살린다. 국힘은 지금 당장 결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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