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새 정부 경제 성장전략 올해 성장률 발표…1%대 전망 조정 관측도

트럼프, 반도체 100% 관세 부과 “불확실성 키워”

0% 저성장 머물 가능성도…“AI 등 중장기적인 성장 정책 필요”

수출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부산항 신감만 부두. 연합뉴스 제공
수출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부산항 신감만 부두. 연합뉴스 제공

미국이 ‘반도체 100% 품목 관세’ 방침을 밝히면서 올해 우리 경제의 1%대 성장률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과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현실에서 미국으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반도체 관세 부과 방침이 나왔다는 점은 우리 경제 성장에 악재일 수밖에 없어서다. 앞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올해 한국이 0%대 저성장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는데 주된 요인 중 하나로 미국 관세 정책 등에 따른 불확실성을 꼽았다. 새 정부 경제 성장전략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조정할 지 주목된다.

10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이재명 정부 들어 첫 경제 성장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대전환 등 초혁신 경제 생태계를 구축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발표한다.

그런데, 지난 6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에 100%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혀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가 재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올해 1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1.8%를 제시했다. 반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한데다 미국발 관세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성장률 전망치가 대폭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고, 두 번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소비쿠폰 지원 등으로 소비가 회복 조짐을 보이며 정부의 성장률 전망에도 긍정적 신호가 감지됐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100% 관세 부과 소식은 성장률 조정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반도체는 국내 경제 산업과 수출을 떠받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지난 6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가장 많은 143억달러(약 19조7700억원) 가량 기록한 것도 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 영향이 컸다.

미국으로 수출 품목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달러(약 14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반도체 100% 관세 부과 방침이 현실화된다면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불가피해 올해 성장률 전망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달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8%로 낮췄다. 그러면서 IMF는 “국내 정치 및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등으로 예상보다 부진했던 상반기 실적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IMF와 함께 아시아개발은행(ADB) 그리고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유사한 이유로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0%로 전망했다.

다만, 정부는 실제 반도체 등 미국의 품목별 관세가 발효되기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상호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등 품목관세를 유럽연합 기준 15%로 최혜국 대우 약속을 받은 만큼 100% 관세와 무관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설하는 경우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 등을 짓고 있거나 건설을 계획하고 있어 관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럼에도, 미국의 100% 관세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불확실성을 키울 수 밖에 없어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 발표에 앞서 미국의 반도체 품목 관세 부과 방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등 관세 불확실성으로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 아래로 하향 조정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올해 성장률을 1%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도 중요하지만 AI 등 첨단 산업 육성을 통해 중장기적인 성장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원승일 기자(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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