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니엘예고생 희생 2개월 무용인 성명서 발표
“60년 시스템 전면 재구조화·근본 뜯어 고쳐야”
‘도대체 누구나 짐작하는 속사정을 알 듯 모르겠고, 아니 진실에 눈 감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 지 따져 묻고 싶습니다.’ 부산 브니엘예고 3명의 학생이 알 수 없는, 아니 밝히기 힘는 이유로 떠나간 지 2개월이 지난 7일 무용인들이 반성과 성찰 그리고 정부당국에 ‘대한민국 무용교육 개혁을 위한 대정부 촉구’를 호소하는 성명서를 던졌다. 대학교수와 안무가, 평론가 등 지역, 세대, 장르를 망라한 무용인 49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무용하는 어른들이 제일 싫어요”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우리 아이들이 희생되고 나서야 비로소 말을 할 수 있음에, 한없이 참담하고 부끄러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또 “브니엘예고 학생들의 희생은 단지 개인 차원이 아닌 해묵은 무용계의 오랜 악습과 부조리, 기득권의 탐욕이 부른 ‘사회적 타살’로 간주한다”고 자성한다.
성명서에는 “오늘의 대한민국 무용교육시스템은 60여년 전 정립된 것”으로써 “1960년대 초반 대학 무용과의 창설(1963)은 엘리트 무용교육의 효시로 무용의 예술적 진화를 견인했고, 신인등용문으로 기능한 무용콩쿠르의 창설(1964)은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인식됐다”고 밝힌다. 그러면서 “오늘날 무용한류의 선봉에서 K-무용의 존재론적 위상이 빛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배경에 토대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예술 환경의 변화로 작금의 대한민국 무용계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무용아카데미즘은 학령인구의 저하로 침체기에 놓여있고, 인재양성의 견인차가 된 무용콩쿠르는 본래의 기능과 역할에서 벗어나 왜곡·변질됐다”고 주장한다. 특히 “불공정한 예술지원체계는 무용현장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무용공동체의 생태계를 위협하며, 나아가 이권카르텔 조성의 ‘검은 씨앗’의 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역설한다.
브니엘예고 학생들의 사망과 관련, “무용공동체 모두의 책임”이라면서 “‘무용하는 어른들이 제일 싫어요’라고 절규한 어린 희생 앞에 이젠 무용계 어른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무용인은 오늘의 사태에 대하여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며, 무용공동체의 통렬한 반성과 성찰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당국을 향해선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은 기존 무용교육의 제도 및 정책을 지탱해온 60년 시스템을 전면 재구조화하고 근본적인 개혁방안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직격했다.
6개항에 걸친 구체적인 개혁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예술고등학교 운영 실태 점검 및 대학무용과 입시제도 전면 개편과 무용강습회·무용콩쿠르 운영 실태조사 및 감독기구 설치, 무용콩쿠르 공정성·투명성 강화 및 병역특례제도 전면 재검토가 그 것이다.
무용입시·무용콩쿠르 불공정 신고센터 및 심리치유센터 설치와 무용분야 국가보조금 지원실태조사 및 공정한 예술지원체계 마련, 무용입시 및 콩쿠르(작품) 레슨비 표준단가 및 거래실명제 실시 등이 포함됐다.
세종=송신용 기자(ssysong@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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