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협상發 3주만에 반등했지만
한미정상회담·조국사면론 등 대기
취임 100일… ‘시련의 8월’ 될수도
여름휴가를 떠난 이재명 대통령이 복귀를 하면 휴식의 여운이 아닌 거센 정치·외교적 파고가 기다리고 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국민임명식’과 코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 준비, 여권에서 불붙고 있는 조국·송영길 등 ‘사면론’,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개미투자자들의 반발, 한미 간에 말이 다른 관세협상 세부 내용을 둘러싼 잡음 등 하나같이 만만치 않다. 이 대통령에게 8월은 대통령 임기 이후 맞게되는 가장 큰 시련의 한 달이 될지도 모른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3주 만에 반등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유권자 2520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2.0%포인트, 응답률 5.3%)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함’이라고 답한 비율은 전주(61.5%)보다 1.8%포인트(p) 상승한 63.3%로 드러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지지율이 소폭 반등세를 보인 건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서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휴가 복귀 이후 본격화될 정치·외교 현안들은 오히려 이 반등세를 흔들리게 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코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은 일정 조율 문제를 넘어서 풀어야 할 과제 자체가 산적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이내 회담 개최’를 기대한다고 말했지만, 15일로 예정된 ‘국민임명식’과 맞물려 회담 시기 자체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시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회담의 내용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 수준을 넘어 양국 간 전략적 입장차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은 사안들로 채워져 있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 △주한미군 재배치 논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굵직한 안보 현안이 대기 중이며,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군수 구매 확대와 반도체·의약품 품목의 관세 부과 가능성 등 경제 현안까지 겹쳐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중 갈등 국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려는 한국의 입장을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고민해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이 ‘첫 대면’이라는 상징성을 가지는 만큼,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외교적 성과를 내면서도 지지층 결속과 중도층 이탈 방지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게다가 여권 내부에서 수면 위로 떠오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에 대한 사면론도 이 대통령의 정치적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강성 지지층 결집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여야 간 대치가 격화될 가능성이 크고, 중도 여론의 반발도 변수다.
이 대통령은 휴가 기간 중에도 공직기강 관련 메시지를 내며 ‘국정 공백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3일에는 폭우가 발생하자 “선조치 후보고 원칙에 따라 지방정부와 부처가 적극행정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비록 거제 저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시간 보고 체계를 가동하며 국정 운영의 연속성을 보여주려는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다만, 이 같은 ‘책임 통치’ 행보가 본격적인 정책 결정 국면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은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는 해법을 제시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관세 협상 후속 대응, 대미 정상외교, 사면 카드의 정치적 파장 등 복합적인 숙제가 이 대통령의 정치 감각과 결단력을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
안소현 기자 ashright@dt.co.kr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1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