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환자단체연합회를 방문해 “1년 5개월 이상 길어진 의정 갈등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불안하셨을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의정 갈등 기간 일부 의사들의 막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의료계가 국민을 향한 최소한의 책임과 윤리를 보여준 행동이었다. 그런데 일부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이를 비난하며 인신공격성 발언과 신상털이까지 자행하고 있다. 의사·의대생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는 한 위원장을 모욕하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배신자”, “성불구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막말까지 등장했다. 한 위원장에 대한 신상정보가 담긴 글도 있었다.
게다가 일부 교수와 기성 의료단체까지 사실상 집단 린치를 가하고 있는 이들의 논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깊은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익명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동료를 짓밟고, 정당한 사과마저 배신으로 몰아가는 이들의 행태는 직업윤리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최소한 도리조차 저버린 행위다. 이쯤 되면 이들은 더 이상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이라기보다, 집단 이익에만 매몰된 위협적 존재다. 이런 이들이 ‘의료의 자율성’을 외친다면 과연 진정성 있게 들릴 수 있겠는가. 반성과 사과를 탄압하는 문화는 의료계 전체의 신뢰를 갉아먹고, 폐쇄적 이익집단이라는 오명을 스스로 씌우는 자해적 행위다.
국민을 향한 사과는 결코 배신이 아니다. 박수받아야 할 용기 있는 행동이다. 이를 조롱하고 폄훼하는 이들은 더 이상 의료인의 이름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 의사란 직업은 단지 전문지식을 갖췄다고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생명을 다루는 만큼 높은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감이 따라야 한다. 의사가 되기에 앞서,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과한 동료를 ‘마녀 사냥’ 마냥 집단 괴롭힘을 일삼는 전공의들에게 진정 묻고 싶다. “과연 당신들은 환자 앞에 설 자격이 있는가.” 의술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예의에서 시작된다. 지금 필요한 건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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