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오른쪽) 국회의장과 조국 전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원식(오른쪽) 국회의장과 조국 전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9일 서울남부교도소를 찾아 입시 비리로 수형 생활 중인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를 과거 특별면회라고 부르던 ‘장소변경접견’ 방식으로 면회했다. 장소변경접견은 규정상 30분 이내로 제한된 일반면회와 달리 시간제한 없이 이뤄지고 의자나 소파가 비치된 비교적 자유로운 공간에서 신체 접촉도 가능하다. 국회의장은 대통령에 이어 국가 의전 서열 2위다. 이런 국회의장이 교도소를 직접 찾아 수용된 인사를 접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우 의장 측은 “인간적인 측면에서 방문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조 전 대표는 과거 우 의장의 후원회장을 오래 맡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2014년에는 당 혁신위원을 함께 한 인연이 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첫 8·15 광복절 특별사면이 임박한 미묘한 시기에 우 의장이 조국 전 대표를 만난 것은 누가 봐도 경솔하고 부적절한 행태다. 지난해 12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된 조국 전 대표는 이재명 정부에 강력히 특별사면을 요구하고 있다. 만기 출소는 내년 12월이지만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될지를 두고 벌써부터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 의장의 교도소 면회는 조국 사면론에 판을 까는 것이라는 의구심도 나온다. 그러나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은 부정적 여론이 더 높다.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 전 대표의 사면 반대는 48.9%, 찬성은 47.1%로 오차범위내에서 반대가 앞섰다. 찬성 여론은 60%대 초반인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 중 상당수가 사면에 반대한다는 뜻이다.

조 전 대표를 사면할 경우 정치적 사안이 아닌 입시비리로 옥에 갇힌 인물을 풀어주는 게 옳은 일이냐는 논란이 거셀 것이다. 또 형평성도 문제다. 형기의 4분의 1 정도 지낸 범법자를 사면한다는 건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면법 관례상 형기 절반 이상 소화 전 특별사면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이 대통령은 2021년 20대 대선 당시 한국방송기자클럽과 TV 토론회에서 ‘조국사태’에 대해 두차례 사과했다. 그랬던 이 대통령이 임기 초반에 조 전 장관을 사면한다면 그 파장은 클 수 밖에 없다. 우 의장의 조국 면회는 공직을 망각한 처사다. 우 의장은 앞서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인천에서 열린 김어준의 토크 콘서트 ‘더 파워풀’에 직접 참석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김씨는 ‘가짜 뉴스’와 숱한 음모론을 통해 국민들 간 갈등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인물이다.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끈도 고쳐매지 않는다고 했다. 오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 의장은 일국의 국회의장 자리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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