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차 미뤘던 혁신안 의총 또 ‘빈손 마무리’
윤희숙 오전 불참 진실공방에 오후 재소집
토론·질문 없이…윤, 1호안 원점부터 설득
“국민 눈높이는 ‘당 문닫으라’는 것” 경고
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회'가 지도부와의 파열음 속 벼랑끝으로 몰렸다. 과거 최재형 혁신위·인요한 혁신위의 좌초 전철을 밟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23일 오전과 오후 국회에서 2차례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혁신위 안건에 대한 별다른 토의 없이 마무리됐다. 앞서 혁신위는 △당헌·당규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전횡과 계엄·탄핵 대응 사죄 명시 △최고위원 폐지 및 당대표 단일지도체제 전환 2개안을 발표했다.
또 지난 16일엔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을 '인적쇄신 1호'로 지목했다. 이들은 거취 표명 요구에 불응했고, 국민의힘은 20일 의총을 열어 혁신안을 논의키로 했으나 전국 집중호우 피해로 연달아 순연됐다.
21일로 미뤄졌던 의총은 취소된 뒤 이날 오전 열렸지만, 윤 위원장이 부재한 가운데 1시간여 만에 중단됐다. 지도부 측은 윤 위원장이 의총 참석 여부를 답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윤 위원장은 송 비대위원장 측이 의총에 자신을 부르지 않았다고 반박해 진실공방이 일었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본회의 산회 직후로 의총을 재소집했는데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다. 박성훈 당 수석대변인은 "혁신위원장이 와서 개별적인 내용에 질문 받겠다고 했는데 의원들이 질문하지 않았고, 대신 본인이 전반적으로 가진 생각을 얘기하는 쪽으로 마무리됐다"고 했다.
혁신안을 논의할 의총이 다시 열릴지에 대해선 "수해 복구와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 장관 인선 등 공세를 이어갈 부분이 있다. 추가적인 의총은 좀 어렵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혁신안 표류' 우려엔 "표현이 적절치 않다. 충분한 숙의가 필요하단 말을 여러 의원이 했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10일 발표한 1안을 진솔하게 하셔야 한다는 얘기를 의원들께 드렸다"며 "의원 눈높이가 아닌 국민 눈높이에서 사죄를 제대로 드리자고 호소드렸고 잘 경청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호 안건과 인적쇄신에 대한 논의는 미룬 채 1안에 집중했단 것이다.
그는 "국민들이 지금 바라는 눈높이는 '정당 문 닫으라'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무슨 얘기를 해도 잘 들어주시지 않는다"며 "과거와 정말 단절하겠단 걸 국민께 인정받지 않으면 나머지 모든 활동이 얼마나 국민께 가닿을까 회의적이다. 되도록 빨리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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