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김종인 특사에 이언주 수행
부정적 기류 보이자 교체… 수행도 한준호로
박용만, 주미대사 후보로 물망… 盧 정부 홍석현 발탁과 비슷
현 정부, 기업인 중용 흐름 이어가
이재명 대통령이 대미 특사단에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과 더불어민주당 한준호·김우영 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이 특사단에 포함된 것이 주미대사의 포석을 깔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대미 특사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전 위원장과 이 최고위원이 김 의원과 함께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이 최고위원의 ‘김종인 반대’ 문자 메시지가 언론에 알려지자 논란이 일었다. 김 전 위원장은 언론 매체 인터뷰 등을 통해 “내가 원했던 것(특사 파견)도 아니다”고 불쾌함을 표한 바 있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 특사단을 미국에 보낼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미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등 14개국에 특사를 이미 파견했거나 파견할 예정이다.
특사단에 박 전 회장이 포함되면서, 정권 차원의 대미 외교·경제 정책 기조가 엿보인다는 평가다.
특히 박 전 회장을 발탁한 데 대해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면모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국무총리 하마평에도 올랐던 박 전 회장은 주미대사로도 하마평에 오른 상태다. 이는 노무현정부 당시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주미대사에 발탁한 것과 결을 같이 한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정치권 인사가 아닌 언론인 출신인 홍 전 회장을 파격적으로 대사직에 앉혔다. 미국 조야와 언론, 학계까지 폭넓은 인맥을 지닌 인물을 통해 한미 관계를 확장하고, 민간 네트워크를 외교 자산으로 삼으려는 의도였다. 이번 박용만 전 회장의 특사 기용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박 전 회장은 두산그룹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대표적인 경제계 인사로, 한미 간 산업·통상 분야에서 폭넓은 활동을 해왔다. 특히 미국 내 정·재계와 학계 인맥이 두터워,경제·산업 외교 분야에서 실질적 교섭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기업인의 시각에서 트럼프 2기 정부의 공급망 정책이나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굵직한 경제현안에 대응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도 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이어지고 있는 민간 전문가 중용 기조도 박 전 회장의 발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대통령실은 그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등 민간 출신 인사들을 요직에 발탁하며 관료주의 탈피와 실용 외교를 강조해왔다. 박 전 회장이 이번 특사단에 포함된 것도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안소현 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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