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낭비’ 논란을 빚었던 용인경전철 사업과 관련해 당시 용인시장과 한국교통연구원에 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소송이 제기된 지 12년 만에 내려진 결론이다. 대법원 2부는 16일 ‘용인경전철 주민소송단’이 낸 주민소송 재상고심에서 전임 용인시장, 한국교통연구원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부분은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다만 연구원들 개인에 관한 부분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무책임한 민간투자사업으로 막대한 시민 세금을 낭비한 데 따른 지자체의 행정 책임을 법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번 판결에 따라 용인시는 60일 안에 이정문 전 용인시장과 한국교통연구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해야 한다.
문제의 용인경전철은 2010년 6월 완공됐지만 용인시가 시행사인 캐나다 봄바디어사와 최소수입보장비율(MRG) 등을 놓고 다툼을 벌이면서 2013년 4월에야 개통됐다. 1조원을 들여 개통이 됐지만 하루 이용객은 한국교통연구원 예측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이에 막대한 적자가 났다. 게다가 민간사업자에게 최소운영수입을 보전해줘야 하는 탓에 1조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예상되자 2013년 10월 용인시 주민들은 경전철 사업에 관여한 전직 용인시장들과 과도한 수요 예측을 한 한국교통연구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후 12년간 법정 다툼을 벌인 끝에 마침내 승소한 것이다. 이제 지자체의 사업 실패로 예산상 손해가 발생했을 때 선출직 단체장에게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다.
이번 판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주민의 세금을 선심성으로 물 쓰듯 써온 관행에 경종을 울린 결정이다. 국민 혈세를 가볍게 여긴 행정에 내려진 ‘사법적 죽비’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아가 앞으로의 행정이 어떻게 펼쳐져야 하는지를 명확히 제시하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현재 전국 각지에서 유사한 방식의 사업이 진행중이거나 예정된 상황에서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번 판결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행정의 실패를 시민의 돈으로 덮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 사후 책임 회피가 불가능하다는 선례가 생긴 만큼, 이제 모든 지자체들은 한층 무거운 책임감으로 행정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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