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우리의 주적(主敵)인가 아닌가. 이재명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들의 대북관이 후보자마다 달라 국민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북한은 주적이라고 밝힌 반면 고용노동부와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주적이 아니라고 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16일 청문회에서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의 “대한민국 주적은 누구냐. 북한은 대한민국의 주적이냐”라는 질문에 “주적이 아니라고 어제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말씀하셨고 거기에 동의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북한은 주적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전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청문회에서 북한은 “주적이 아니라 위협”이라고 했다. 반면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대한민국의 주적이라고 못박았다.

국방부가 1967년부터 발간해온 국방백서에 주적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이다. 1994년 3월 판문점 남북실무회담에서 북한 대표단장인 박영수가 서울 불바다 운운하면서 협박한 것이 직접적 계기였다. 이후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김씨 3대 세습체제를 지지하는 조선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노무현 정부 이후 주적 개념은 삭제됐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국방백서는 다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했다.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주적인지 아닌지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생존을 가를 만큼 중차대한 문제다. 만약 적이 아니라면 대한민국이 안보와 국방에 이처럼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할 이유와 명분이 없어진다.

이는 대한민국의 생존엔 치명적이다. 전체주의적 북한 정권은 한시도 한반도 공산화를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틈만 나면 적대적 도발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 후보자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1년 뒤인 2011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방북을 신청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천안함·연평도 전사 장병을 조문한 적은 있느냐는 물음에 “없다”고 답했다. “천안함·연평도 장병을 죽인 것은 김정일 아니냐”는 질문에는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노동자들”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한미 FTA(자유무역협정)·한미 연합훈련·제주 해군기지 설치를 반대하고, 천안함 폭침 재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북한이 대한민국의 주적이라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에 이명박 정부의 강경 정책이 일부 원인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북한과 대화를 위해 한미 연합 훈련을 조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한민국 장관 후보가 아닌 흡사 북한 대변인과 같은 언행이다.

세계 정세가 격변하고 신냉전의 기류가 완연한 와중에 북한과 러시아, 중국 간 밀착이 뚜렷하다.북한은 우크라이나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미사일 등 첨단 군사기술을 속속 이전받고 있다. 중국이 2027년 대만을 침공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공공연히 나돈다. 이런 상황에서 핵무기까지 보유하고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주적이 아니라면 안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은 주한미군까지 포함해 동아시아를 하나의 전역(戰域)으로 묶어 중국에 맞서는 전략을 가시화하고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북한이 그 틈을 타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을 일으키면 그때는 어떡할 것인가. 이재명 정부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어떻게 볼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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