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금융’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극복하는 것”
“인위적 증시 부양, 현 정부 ‘진짜 성장’ 철학과 배치”
확장재정 통한 회복과 성장 꾀하는 李대통령과 온도차
전문가들 “진단에 맞는 정책 제시된 게 없어”
구윤철(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한국 경제 상황을 복합적·구조적 위기라고 진단하면서 “구조 개혁을 통한 체질 개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확장 재정을 통해 회복과 성장을 꾀하는 이재명 정부의 경제 철학과 온도차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구조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방향과 내용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구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질의 서면답변에서 “현 정부의 정책은 구조 개혁을 통해 우리 산업·자본 시장의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부동산 시장에서 벗어나 산업에 기여하는 ‘생산적 금융’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대전환, 초혁신경제, 에너지 전환 등 ‘기술 주도 성장’을 통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중소·벤처 지원, 지역균형 발전 등 ‘모두의 성장’을 통해 성장 영역을 확대하며 대·중소기업 상생과 자본시장 선진화 등 ‘공정한 성장’을 통해 성장 유인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후보자의 발언은 표면상 현 정부의 경제 기조에 공감하는 듯 보이나 사실상 보수적 경제관을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이재명 정부의 확장적 재정·공공 주도 정책 기조와 다소 결을 달리하는 것으로 향후 정책 조율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 후보자는 “정부 개입을 통한 인위적 증시 부양 등은 현 정부의 ‘진짜 성장’ 철학과 배치된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의 검토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국민의 기본적 삶 보장과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기본소득은 단순 현금 지급을 넘어 자립 지원과 연계한 한국형 모델이 필요하며 소득, 연령, 근로능력 등 기존 수급 조건을 단순화해 국가의 자립 지원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구 후보자는 “앞으로 AI 등 첨단산업 육성을 통해 기업가치·성장성을 제고하고, 개정 상법 안착을 통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가 조작 등 불공정거래 엄단을 통한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 확립을 추진하겠다”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유도 등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기업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구 후보자의 진단에 동의하면서도 구조 개혁을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추진하느냐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특히 진단에 맞는 가시적인 대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은 모두가 동일하게 갖고 있지만 정부가 과연 실행할 의지가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정부가 규제를 하려고 하고 자의적으로 주도하려고 하면서 구조 개혁을 이야기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복합적·구조적 위기라고 하는 진단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렇다면 그 진단에 맞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는데 현재 어느 것도 제시된 게 없다”고 비판했다. 양 교수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국민에게 상품권을 나눠줄 일이 아니라 구조 개혁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며 “할인행사가 물가 대책이 될 수 없듯이 국민에게 현금 살포가 구조 개혁이 될 수 없다. 이제 진단이 문제가 아니라 가시적인 대책이 나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윤선영 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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