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주권'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일찌감치 당원주권 시대를 외치며 기틀을 다져온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에서는 메아리 없는 외침만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정청래·박찬대 의원은 13일 각각 제주와 부산·울산·경남(PK)을 찾아 표심 공략에 나섰다. 첫 일정으로 정 의원은 제주4·3평화공원 참배에 나섰고 박 의원은 경남(서부) 당원 간담회를 진행했다.
지난 10일 후보 등록을 마친 정 의원과 박 의원은 나란히 '당원주권 정당'을 중심으로 한 공약을 내세웠다. 정 의원은 △대의원 제도 유지·대의원 투표제 폐지 △전당대회 1인1표제 실현 △전당원투표제 상설화 등을 약속했다. 박 의원 역시 △권리당원 투표 확대·참여 강화로 실질적인 당원주권 실현 △국회 상임위별 당원주권 자문위원 임명 추진 △당 인재국 설치 △대의원 및 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민주당에서 당원주권이 화두로 등장한 건 지난해로 22대 국회 개원을 앞둔 시점이다. 22대 국회 개원 후에는 이재명 체제 하에서 본격적으로 당원주권 시대를 천명하고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했고 전당대회 명칭도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전국당원대회'로 변경했다. 단계별로 당원주권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정 의원과 박 의원의 공약 또한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인 셈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일부 의원들이 당원주권을 강조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진종오 의원을 비롯한 친한(친한동훈)계 모임인 '언더73'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주권 확립을 위한 당헌 개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당시 "국민의힘은 혁신하는 시늉조차 제대로 못 하는 답 없는 집단이 돼버렸다"면서 △당론은 의원총회 의결이 아닌 당 지도부가 붙이는 전당원 투표로 결정할 것 △시도당위원장은 시도당 대의원 투표가 아닌 시도당 당원들의 직접 투표로 선출할 것 △당원소환제의 대상을 당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으로 제한하지 않고 모든 당직으로 확대할 것 △원내대표 선출에 전당원 투표 결과를 반영할 것 △당비 내는 당원의 명칭을 당원권 강화의 취지를 담아 변경할 것 등 다섯 가지 내용을 중심으로 당헌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소수일 뿐 당 지도부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태다. 같은 날 윤희숙 혁신위원장도 취임 일성으로 "혁신의 대상이나 범위를 정하는 것은 당원이어야 하고 당원이 의사를 표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혁신위의 사명"이라며 당원주권의 중요성을 피력했지만 혁신위가 발표한 혁신안은 옛 친윤(친윤석열)계를 비롯한 구주류의 반발에 부딪히는 모습이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장동혁 의원 등은 혁신위가 계엄과 탄핵, 특정 계파 중심 당 운영에 관한 사과를 당헌·당규에 명문화하는 방안을 1호 혁신안으로 내놓자 이를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윤선영 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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