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채소·과일류 작황 나빠 공급 부족

수박과 배춧값 20% 넘게 올라…초복 앞두고 닭고기 오름세

정부, 비축물량 최대 확보…수입품목 할당관세 지속 적용

“장바구니 물가, 체감물가와 괴리 커”

최근 폭염에 농축산물 등 먹거리 물가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최근 폭염에 농축산물 등 먹거리 물가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일주일째 이어진 폭염에 농축산물 등 먹거리 물가가 치솟고 있다. 수박과 배춧값은 20% 넘게 뛰었고, 초복(20일)을 앞두고 닭고기 값도 오름세다. 지속된 폭염에 과일·채소류 작황이 나빠져 물량 부족 사태가 생겼고,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는 많아져 가격이 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는 비축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시장에 푼다는 방침이지만 들썩이는 물가 잡기에 한계여서 고심이 커지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폭염으로 농축산물 수급과 가격 변동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필요시 비축분을 시장에 공급하고,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를 지원하는 등 물가 안정 대책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지속된 폭염 탓에 산지 물량 부족으로 과일·채소류 가격은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박 1개 소매 평균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3만원 가까이 올랐다. 일주일 새 22.5% 가량 올랐고, 1년 전보다는 36.5% 상승했다.

지속된 폭염이 생육에 영향을 미쳐 수박 당도가 떨어진데다 기준치 이상의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란 게 유통업계 설명이다.

일주일 새 배추는 27.4%, 무는 15.9% 가격이 올랐다. 배추는 지난 9일 3700원대에서 사흘만인 11일 4309원으로 치솟았다. 무도 같은 기간 2033원에서 2313원으로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깻잎 가격도 100g 2648원으로 1년 전보다 14.4%, 평년보다 24.6% 가량 상승했다.

축산물은 계란과 닭고기 위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계란(특란) 30개 소매 가격은 평균 7162원으로, 1년 전보다 5.9% 올랐다.

닭고기 소매 가격도 ㎏당 6070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 올랐다. 최근 폭염으로 육계가 집단 폐사하고, 오는 20일 초복을 앞두고 닭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물가 당국은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작황 부진과 축산물 생산성 저하에 대비, 수급 안정 방안을 추진 중이다.

농작물 병충해 예방과 영양제 보강, 냉방 시설 등 생육 관리 강화에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정부 비축물량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배추의 경우 정부 가용 물량으로 3만5500t(톤)을 확보해 수급 불안 시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수입품목으로 대체할 수 있는 품목에는 0% 관세가 적용되는 할당관세도 지속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유통업계와 함께 여름철 농축수산물 최대 50% 할인 행사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형일 기재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 주재로 14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한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초반을 보이고 있지만, 먹거리 가격 상승에 소비자 체감 물가는 치솟고 있어 정부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 목표보다 약간 높게 나온 수준이어서 실질적으로 높지 않다”면서도 “다만, 소비자들이 장을 볼 때는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생각하는 괴리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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