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닐 행, 길 로, 어려울 난. “다니는 길이 험난하다”는 뜻으로, 길은 인생길을 말한다. “인생길(세상사) 어려워라”라는 의미다.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당대(唐代)의 대시인 이백의 시 제목이다. 벼슬길에 있다가 그만 두고 장안에서 낙양으로 떠날 때 지은 것이다.
“금 술동이의 맑은 술은 천금의 열 배이고(金樽淸酒斗十千·금준청주두십천), 옥쟁반의 진수성찬 만전의 값이지만(玉盤珍羞直萬錢·옥반진수치만전), 잔 멈추고 젓가락 놓은 채 먹지 못하고(停杯投箸不能食·정배투저불능식),검 빼들어 사방을 둘러보아도 마음은 막막하구나(拔劒四顧心茫然·발검사고심망연)”로 시작하는 이 시는 인생의 어려움을 노래한 것이다. 전체 3수로 돼 있는데 행로난은 1수와 2수의 말미에 나온다.
1수는 “가는 길 어려워라, 가는 길 어려워라(行路難 行路難·행로난 행로난),갈래 길 많은데 내 갈 길은 지금 어디에 있나(多岐路 今安在·다기로 금안재), 큰 바람 타고 물결 헤치며 갈 날이 있으리니(長風破浪會有時·장풍파랑회유시),구름 같은 돛 달고 창해를 건너리라(直괘雲帆濟滄海·직괘운범제창해)”로 끝난다. 험한 파도 헤친다(破浪·파랑), 넓고 푸른 바다(滄海·창해)라는 표현도 유명하다. 황하를 건너려니 얼음이 가로막고, 태항산을 오르려니 눈이 쌓여 있다. 칼을 뽑아들고 사방을 살펴보니 마음이 망연하다. 백절불굴의 정신을 노래했지만, 호쾌한 가운데 비애가 배어 있다. 지금은 이렇게 어렵지만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슬픈 기대가 담겼다.
‘난’(難) 자(字)를 제목으로 써 삶의 고단함을 노래한 이백의 또다른 시가 ‘촉도난’(蜀道難·촉도의 험난함)이다. 촉으로 가는 길의 험난함을 들어 역시 인생의 어려움을 읊었다. 예나 지금이나 삶은 쉽지 않은 법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살아있는 존재가 그렇다. 그래도 그 굽이 길에 언뜻언뜻 찾아오는 한줄기 빛이 생을 이어가게 만든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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